들끓던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 어디로…한 달 만에 식은 분노?

이시호 인턴기자 2026. 6. 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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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탱크데이' 사태 이후 한 달
전국 주간 결제 금액 12% 넘게 급증
카카오톡 선물하기 랭킹 상위권 재진입
"빠르게 식어버린 불매 운동 씁쓸" 비판
15일 오후 12시50분께 찾은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주문을 기다리는 고객이 줄을 서 있다. 이시호 인턴기자

"대국민 사과와 전액 환불 조치가 이뤄진 뒤로는 예전만큼 눈치가 보이지 않아요. 묵혀뒀던 기프티콘도 쓸 겸 다시 찾게 되네요."

이른바 5월18일 '탱크데이' 사태로 거센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스타벅스를 둘러싼 논란이 한 달 가까이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한때 들끓었던 비판 여론도 점차 잦아들면서 매장 이용객이 다시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일시적인 '처벌 수단'에 그치고,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급격히 식어버리는 이른바 '냄비식 소비자 운동'이 반복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논란의 진원지 중 하나로 꼽혔던 광주광역시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활기 되찾은 현장 매장…테이크아웃 줄 서고 카공족 '북적'
15일 낮 12시35분께 찾은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매장 안 풍경은 불과 2주 전 같은 시간대에 방문했을 때와 사뭇 달랐다. '탱크데이' 논란 이후 자취를 감췄던 손님들이 다시 눈에 띄기 시작했고, 논란 이전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대기하는 고객들의 줄도 적지 않았고, 매장 곳곳의 좌석은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체감상 방문 고객이 확실히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매장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장 안에는 테이크아웃(포장)을 위해 음료를 기다리는 대기 줄이 형성됐고, 스마트폰에 스타벅스 어플을 켜고 리워드를 적립하는 손님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 지표도 상승…주간 결제액 240억원 훌쩍 넘겨
이처럼 광주 현장 곳곳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전국 단위의 온라인·매출 지표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최근 각종 SNS에는 "출근길 DT(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다시 차량 줄이 길어졌더라", "나만 아직 가기 눈치 보이나 보다"라며 전국적인 스벅의 회복을 체감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랭킹도 예전의 자리를 되찾았다. 논란 직후 8위까지 밀려났던 스타벅스는 최근 상위권에 재진입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카페 카테고리' 1·2위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실제 매출 수치도 반등했다.

AI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첫째 주(1~7일) 스타벅스의 전국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 금액은 242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5월 25~31일) 214억6000만 원 대비 12.8%가량 증가한 수치로, '탱크데이'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18일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액이다.

"사과했으니 방문" vs "처벌 끝? 뻔한 결말 씁쓸한 현주소"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스타벅스 측의 신속한 사과와 전액 환불 등 보상 조치가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불매운동이 결국 쉽게 달아올랐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스타벅스를 다시 찾았다는 시민 정모(24)씨는 "불매운동 직후에는 서로 눈치를 보느라 매장에 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하지만 대국민 사과와 전액 환불 조치가 이뤄진 뒤부터는 분위기가 확실히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논란이 완전히 잊힌 것은 아니지만, 남아 있는 기프티콘이나 쿠폰을 사용할 일이 생기면 굳이 방문을 피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처럼 불매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가 이내 잦아드는 모습에 씁쓸함을 표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시민 조모(55)씨는 "사람들이 잠시 불타올랐다가 금세 꺼지는 전형적인 '냄비 근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쿠팡 사태 때처럼 결국 이번 일도 흐지부지될까 우려스럽다. 신념을 가지고 불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저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만 의식해 겉핥기식으로 참여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조금 더 깊은 역사의식과 주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이모(23)씨 역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늘 이런 식으로 뻔한 결말을 맺는 것 같아 답답하다. 대중이 금방 무뎌지는 것을 기업들도 이미 알고 이용하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불매운동을 단기적인 '처벌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듯하다. 회장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환불해 주니 '이제 처벌이 끝났다'며 면죄부를 주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스타벅스 코리아는 22일 오후 전국 매장의 영업을 오후 3시에 조기 종료하고 전체 직원 대상으로 역사 인식·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