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못 버틴 메모리플레이션… 삼성·SK가 ‘슈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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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하면서 최근 엔비디아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보다 협상 우위를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클라우드 중심에서 PC, 모바일 등 엣지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세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업체들의 협상력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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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인상분 완제품에 전가… 메모리 협상력 지속 전망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하면서 최근 엔비디아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업체보다 협상 우위를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GPU보다 메모리 업체가 메모리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글로벌 빅테크 업계 CEO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15일 엔비디아 공식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전문가용 AI GPU인 'RTX Pro 6000 블랙웰(96GB)'의 판매 가격은 1만3250달러(약 1800만원)로 책정됐다. 지난해 출시 초기 가격으로 알려진 8500달러보다 50% 이상 오른 수준이다.
통상 신제품이 출시되면 이후 가격이 내려가기 마련인데, AI칩은 현재 정 반대로 가는 분위기다.
RTX Pro 6000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워크스테이션용 GPU로 AI 모델 개발과 추론, 데이터 과학, 디지털 트윈,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되는 전문가용 제품이다. 특히 96GB 용량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해 대규모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 중 하나로 고성능 메모리 수급 불균형을 꼽고 있다. 최근 AI 서버와 AI PC 시장 확대에 따라 GDDR7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해도 수요가 줄지 않는 시장 분위기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RTX Pro 6000 블랙웰의 가격이 1년 만에 50% 이상 뛰었음에도 시장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2~4월) 매출 81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 성장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750억달러로 92% 증가했으며, 블랙웰 기반 AI 시스템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엔비디아 등 AI칩 제조업체들이 이 같은 실적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웃돈을 감당하더라도 우선 메모리부터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AI·클라우드 기업들로부터 다년간 물량 확보를 위한 장기공급계약(LTA) 요청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공급 부족으로 모든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역시 메모리 업계가 과거와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최근 체결되는 LTA는 단순 공급 계약을 넘어 구매 물량을 사전에 확정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메모리 업체에 유리한 계약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클라우드 중심에서 PC, 모바일 등 엣지 디바이스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세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업체들의 협상력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7년에도 HBM 세대 진화에 따라 다이 크기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HBM 가격 인상 여력을 높이고 내년 가격 협상에서도 공급업체들이 우위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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