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로 받을 생각에 가입했는데…” 고환율 부메랑 된 달러보험

홍승해 기자 2026. 6. 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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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달러 보험료, 환율 1300원 땐 13만원·1700원 땐 17만원
‘환테크’ 오인 가열되자…금감원, 보험업계에 환위험 안내 주문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오르내리면서 달러보험 가입자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만기 수령액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매달 원화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 가입자들의 납입 부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메랑’ 구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달러보험 초회보험료는 올해 1∼3월 월평균 2335억원에서 4월 1528억원, 5월 1124억원으로 빠르게 줄었다. 판매 열기는 꺾였지만 환율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면서 당국은 달러보험이 ‘환테크’ 수단으로 오인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먼저 소비자 부담은 환율에 따라 즉각 달라진다. 월 보험료 100달러짜리 상품을 기준으로 환율 1300원 때는 매달 13만원이면 되지만 1500원에서는 15만원, 1700원에서는 17만원으로 불어난다. 10년 납입 기준으로 총 부담액은 환율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1560만원에서 최대 2040만원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만기환급금이나 보험금 역시 달러로 지급되는 구조여서 수령 시점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액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장기 납입 상품 특성상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여도 대응 여지가 좁고 중도해지시 환급금이 원금을 밑돌 위험도 있다.

달러보험은 본래 달러 자산 분산이나 장기 보장을 목적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그러나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면서 단기 환차익을 노린 ‘투자형 접근’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원화 소득자는 환율 상승기에 납입액이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전 납입 기간, 소득 구조, 중도해지 가능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10일 주요 보험사 14곳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소집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달러보험 판매 과정에서 환율 변동 위험 안내와 적합성 원칙 준수를 당부했다. 소비자가 가입 목적과 납입 여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환테크 상품으로 오인하는 사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한 생명보험사 설계사는 “달러로 받으면 유리한 것 아니냐고 묻는 고객이 있지만, 환율이 오르면 보험금만큼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며 “환율이 1500원, 1700원이 됐을 때도 꾸준히 납입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