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캐리어, 공중화장실 변기보다 더럽다는데···마지막으로 닦은 게 언제였더라?

여행 가방을 잘 싸는 법에 대해서는 많이 다뤘지만, 정작 여행 가방을 잘 닦아두는 법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여행을 마치면 빨랫감을 꺼내 세탁하면서도 정작 여행 가방은 그대로 창고나 옷장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 여행 가방은 집 안으로 각종 오염물질과 세균을 들여오는 ‘숨은 위생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여행 가방이 공항 컨베이어벨트, 호텔 바닥, 택시 트렁크, 거리 바닥 등을 거치면서 상당한 오염에 노출된다는 연구와 기사들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여행 가방 표면의 세균 수가 공중화장실 변기보다 많을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특히 손으로 자주 만지는 손잡이와 바퀴는 가장 더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여행 가방 바퀴는 사실상 신발 밑창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여행 후 간단한 세척만으로도 위생 상태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우기’
여행을 마친 뒤에는 가방 속 물건을 모두 꺼내고 주머니와 지퍼 안쪽까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래, 먼지, 영수증, 과자 부스러기 등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진공청소기 노즐을 이용해 내부를 꼼꼼히 청소한 뒤, 물에 적신 천으로 안감을 가볍게 닦아낼 것을 권한다. 얼룩이 있다면 중성세제를 희석해 부분적으로 닦고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많은 사람이 가방 겉면은 물티슈 등으로 신경 써서 닦는다. 전문가들은 바퀴 청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퀴에는 머리카락, 먼지, 흙, 각종 오염물질이 끼기 쉽다. 칫솔이나 작은 솔을 이용해 틈새를 문질러 닦아내고, 필요하면 물티슈나 소독 티슈로 마무리하면 된다. 손잡이 역시 자주 만지는 부위인 만큼 소독제를 이용해 닦아주는 것이 좋다.
하드케이스와 패브릭 캐리어는 청소법이 다르다
플라스틱 소재의 하드케이스는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면 된다. 거친 수세미나 강한 세정제는 표면을 긁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천 소재의 소프트 캐리어는 얼룩 부위를 부분 세척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안감과 접착 부위가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행 가방을 오랫동안 보관했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흔하다. 베이킹소다를 가방 안에 뿌려 수 시간 또는 하루 정도 두었다가 털어내거나, 충분히 환기시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와 악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보관 전 반드시 ‘건조’
청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조다. 가방 안쪽과 바깥쪽이 모두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보관해야 곰팡이와 냄새를 예방할 수 있다. 습기가 많은 베란다나 창고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실내가 적합하다. 실리카젤(방습제)을 함께 넣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여행 가방을 최소 연 1~2회, 여행을 자주 다닌다면 장거리 여행 후마다 한 번씩 청소할 것을 권한다. 한번 사면 몇 년은 두고 쓰는 고가의 용품인 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정기적인 청소는 위생뿐 아니라 바퀴와 손잡이, 지퍼의 수명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여행을 마치고 정비하는 시간을 통해 바퀴 등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바퀴가 손상됐다면 해당 품번을 확인한 뒤 바퀴만 따로 구입해 직접 교체가 가능하다. 드라이버만 있으면 가능해 어렵지 않게 수리할 수 있다.
한 번도 여행 가방을 청소해본 적이 없다면, 다음 여행을 떠나기 전 딱 10분만 투자해보자. 집 안으로 들어오는 먼지와 세균을 줄이고, 캐리어도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장회정 선임기자 long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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