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육불화텅스텐' 日업체 2곳 생산 영구중단…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급 위기
후성·SK스페셜티 등 韓 기업엔 기회…中 업체도 노려

[더구루=정등용 기자] 일본의 '육불화텅스텐(WF₆)' 공급업체 두 곳이 내달 1일부터 생산을 중단한다. 중국이 육불화텅스텐의 핵심 원료인 텅스텐 수출을 제한한 탓이다. 일본에서 육불화텅스텐을 공급 받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도 비상이 걸렸다.
15일 글로벌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 ‘칸토덴카(Kanto Denka)’와 ‘센트럴글래스(Central Glas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고객사에게 "내달 1일부터 육불화텅스텐 생산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식 통보했다.
육불화텅스텐은 3D낸드(NAND)와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금속 배선 공정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기화된 육불화텅스텐, 즉 가스를 웨이퍼 위에 얇게 입혀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만든다.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따라 금속선을 이어주는 과정인 셈이다.
칸토덴카와 센트럴글래스는 그동안 글로벌 육불화텅스텐 공급량의 25%를 책임져왔다. 글로벌 육불화텅스텐의 연 생산량은 약 8000~9000메트릭톤으로 추산되는데, 두 업체가 약 2000~2200 메트릭톤을 생산해왔다. 신규 생산 시설의 인증 주기가 통상 18개월에서 2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급 부족 현상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업체들의 이번 생산 중단 결정은 중국의 수출 규제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지난해 2월부터 텅스텐을 포함한 전략광물에 수출 라이선스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육불화텅스텐 핵심 원료인 텅스텐 파우더의 중국 출하량도 올해 사실상 0까지 떨어졌다.
육불화텅스텐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육불화텅스텐 가격은 킬로그램당 149.79달러를 기록, 전월 대비 203.83%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33% 오른 수치다.
일본은 그동안 중국산 텅스텐 파우더 원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지난해 중국 수출 규제 이후 일본 업체들이 대체 공급망을 찾는 데 주력해 왔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업체들이 육불화텅스텐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앞서 일본 업체들은 올 하반기 육불화텅스텐 감산을 예고한 바 있지만 영구적인 생산 중단 결정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다.
다만 후성과 SK스페셜티 등 국내 육불화텅스텐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매그나칩 같은 고객사들에게 올해 계약 가격을 70~90% 인상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본보 2026년 6월 10일 참고 반도체 핵심 공정 소재 '육불화텅스텐' 부족 현상 심화…후성 등 반사이익 기대>
중국도 글로벌 육불화텅스텐 공급망 허브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국 내 반도체 자립화(반도체 굴기) 정책에 자체적으로 육불화텅스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강력한 공급망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대표 기업으로는 국영 업체인 ‘페릭 특수 가스(Peric Special Gases)’와 민간 대형 가스 기업인 ‘중선전자가스(Zhongshan Electronic Gase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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