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때 뭐했나”…선관위 비상임위원, 선거 날 출근기록 없어
송파 투표 중단 사태에도 긴급회의는 다음 날 0시 소집
김은혜 “안이한 인식과 무능한 대처 보여준 것”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7명 전원이 중앙선관위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선거 당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사무실에 출근한 중앙선관위원은 노태악 당시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 등 2명이었다. 비상임위원 7명은 출입 기록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비상임위원들이 선거 당일 통상적으로 사무실에 나오지는 않는다"며 "회의가 소집될 경우 안건 의결을 위해 참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투표 시간이 밤 10시까지 연장되면서 일부 유권자들은 방송사 출구조사와 개표방송이 이미 나온 뒤 투표를 이어가는 상황을 맞았다.
중앙선관위의 긴급회의는 이튿날인 4일 0시가 돼서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회의가 열리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의 항의 방문 이후 회의가 소집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혜 의원은 “중앙선관위원들이 투표 당일에도 출근하지 않아 회의가 선거 이튿날 새벽에야 겨우 소집된 것은 선관위의 안이한 인식과 무능한 대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선관위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시선관위에서는 선관위원 8명 가운데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5명만 청사나 개표 상황실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관위의 구조적 책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로 법조인·학자 중심의 위원회와 실무를 맡는 사무처가 분리된 체제로 운영돼 왔다.
비슷한 논란은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당시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 때도 있었다. 당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사전투표 당일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고, 긴급위원회는 이틀 뒤에야 열린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앙선관위원의 상임화와 사무처 통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화상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다 인정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 확산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선동하는 세력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반사회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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