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8만명 오가는데···버스·택시 장벽 허물어질까
광주·전남 이미 하나의 생활권
요금·환승 체계는 지역별 상이
광역버스 확대 등 요구 커져
남도패스·올타 공약 관심 집중
당분간 현행 유지…단계적 개편

7월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의 관심은 청사 간판보다 일상의 변화에 쏠려 있다. 버스와 택시는 더 편리해질까, 복지 혜택은 같아질까. 광주와 전남은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제도와 서비스는 여전히 경계가 나뉘어 있다. 무등일보는 ‘광주·전남 통합, 내 삶이 바뀐다’ 시리즈를 통해 교통·복지·교육·재난안전·문화체육 등 시민 생활과 맞닿은 분야를 중심으로 통합특별시 시대의 변화 전망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14일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와 전남을 오가는 일평균 이동 인구는 약 28만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에서 전남으로 가는 인원은 하루 평균 18만2천명, 전남에서 광주를 찾는 인원은 9만8천명에 달한다.
특히 광주와 맞닿아 있는 나주·화순·담양·장성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분석됐다. 출퇴근과 통학, 쇼핑, 병원 이용 등을 이유로 이들 지역에서 광주를 찾는 주민이 많고, 반대로 해당 지역을 찾는 광주 시민 역시 하루 전체 방문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광주 도심에서는 전남 농어촌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주 160번과 999번, 담양 311번 등은 광주 주요 대학과 터미널 등을 연결하며 사실상 광역버스 역할을 하고 있다.
생활권이 하나라고 해서 교통 체계까지 하나인 것은 아니다.
현재 광주와 전남의 버스 체계는 지역별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광주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남은 시·군별로 공영제와 민영제 등이 혼재돼 있다.
버스요금도 차이가 난다. 광주 시내버스 일반요금은 성인 현금 기준 1천400원이다. 반면 목포·여수·순천 등은 1천700원 수준이며 담양·화순·함평·장성 등은 1천원이다. 영암·완도·진도 등 일부 군 지역에서는 버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환승 체계도 다르다. 광주에서는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간 무료 환승이 가능하지만 전남 농어촌버스와의 환승은 제한적으로만 적용된다. 현재 광역환승 할인은 나주·화순·담양·함평·장성 등 5개 시·군 버스에만 적용된다. 이마저도 무료 환승이 아닌 교통카드 기준 요금의 50%를 할인받는 방식이다.
택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 택시 기본요금은 4천800원이지만 전남은 22개 시·군별로 서로 다른 요금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시계외 할증 체계도 차이가 있다. 광주 택시는 시계를 벗어날 경우 35% 할증이 적용되며, 담양·장성·함평·나주 등 인접 시·군으로 운행할 때는 40% 할증이 적용된다.
이처럼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요금과 환승, 운영 체계가 제각각 운영되면서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교통 분야 변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역시 교통 분야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월정액 교통패스인 ‘남도패스’ 도입이 대표적이다.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농어촌버스 등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한 번의 결제로 광주·전남 전역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AI 기반 통합교통플랫폼 ‘올타(All-TA)’ 구축 계획도 제시했다. 광주·전남 27개 시·군·구 교통체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버스와 광역교통, 수요응답형 교통(DRT), 이동지원 서비스, 향후 자율주행 교통수단까지 연계하는 것이 골자다.
지역민들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광역버스 확대와 통합환승 체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화순에서 농어촌버스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광주의 병원을 찾는 허제국(68)씨는 “광주에 병원 갈 일이 많아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환승이나 요금 체계가 복잡하다”며 “광주와 전남이 하나가 된 후 병원이나 시장을 오갈 때 좀 더 편리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주 혁신도시로 출퇴근하는 이수현(37)씨도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이미 광주와 나주는 같은 생활권이다”며 “수도권처럼 버스와 지하철을 한 장의 카드로 편하게 환승할 수 있다면 체감 변화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대하는 ‘교통 통합’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통합특별시 출범 직후에는 현행 체계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통합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광주시는 현재 10월 시행을 목표로 광주권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 중이다. 광주~전남 노선 확대나 광역노선 신설은 통합 이후 수요조사와 시·군 협의를 거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역환승 확대와 통합환승 체계 구축 역시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택시 또한 요금과 사업구역 단일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농어촌 지역과 도심 지역은 교통 수요와 운송 원가가 크게 달라 일괄적인 단일 체계 적용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시가 마련한 시내버스 노선 개편 계획에는 통합 이후 광역교통망 확대를 위한 수요조사와 시·군 협의체 운영 방안이 포함돼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전남은 시·군별로 공영제와 민영제가 혼재돼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동시에 버스 운영체계를 하나로 묶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에서 광역환승 체계와 새로운 교통패스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 다른 정책과 마찬가지로 교통 개편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택시 기본요금은 맞출 수 있더라도 농어촌 지역과 도시 지역은 운송 원가와 교통 수요가 달라 할증 등 모든 요금 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광주와 전남은 교통 수요와 지역 특성이 다르고 농어촌 지역은 별도의 교통 복지 정책도 운영되고 있어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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