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샴페인 터뜨렸는데…"1500만원 줘도 못 구한다" 비명
중동발 공급망 충격에 운송차질·계약취소 속출
전쟁 끝나도…당분간 중기 부담이 대기업보다 클듯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물류비 급등과 운송 차질, 계약 취소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이 15일 사실상 종전에 합의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급등한 운임과 훼손된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과 미 해군의 해상 봉쇄 해제를 승인한다”고 썼다. 이란 외무부도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 106일 만에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전쟁 기간 유가 급등과 해상 물류 차질이 겹치면서 중소기업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수출지원센터가 전쟁 발발 당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온라인·유선·대면 방식으로 접수한 피해·애로 건수는 총 708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운송 차질이 287건(40.5%)으로 가장 많았고, 물류비 상승 268건(37.9%), 계약 취소·보류 228건(32.2%)이 뒤를 이었다. 향후 피해가 우려된다고 신고한 사례도 141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운송 차질 우려가 95건(67.4%)으로 가장 많았고, 거래처와의 연락 두절이 10건(7.4%)으로 집계됐다.
피해는 전쟁 당사국인 이란과 이스라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에서도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중동 외 국가와 관련된 피해·애로 접수도 310건에 달해 공급망 교란의 여파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물류 상황이 곧바로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쟁 기간 급등한 운임과 선복 부족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양 일대에서 원양어업을 하는 한인 사업가는 “전쟁 전 2500달러 수준이던 냉동 컨테이너 운송비가 전쟁보험료까지 더해지면서 최근에는 최대 1만달러까지 뛰었다”며 “비용을 감당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선박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전쟁 기간 밀린 선적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운임이 단기간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발주부터 생산, 수출, 인도까지 통상 2~3개월이 소요된다. 여기에 물류 이동 기간과 공급망 복원 기간까지 감안하면 수출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운임 부담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물량이 많아 선사와 운임 협상을 벌일 여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스팟 운임을 그대로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운임 상승 국면에서도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부담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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