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육사오 야구’···스윕패 흐름을 위닝시리즈로 바꾼 ‘롯데와 사흘’

안승호 기자 2026. 6. 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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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민재. LG 트윈스 제공

프로야구 LG는 지난 주말 롯데와 3연전을 벌이면서 16득점을 하고 20실점을 했다. 사흘간 30안타에 36루타를 기록하는 동안 롯데에 31안타에 45루타를 내줬다. 드러난 공수지표로는 열세였던 LG는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주말 3연전을 마무리했다.

LG는 3연전 첫날인 지난 12일 에이스 톨허스트를 내고도 5-16으로 대패하고, 토요일인 13일 경기에서 선발로 오프너 김진수를 올릴 때만 하더라도 스윕패의 위기감을 지우기 어려웠다. 염경엽 LG 감독 계산으로는 롯데 비슬리와 LG 임찬규가 선발로 맞붙는 14일 경기 또한 승산은 50%. 긴장감이 커지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은 홈런 한방이나 결정적인 탈삼진이 아닌 베이스 하나를 주고 뺏는 ‘디테일’이었다..

S# 1. 토요일 잠실 1회초

1회초 롯데 2번타자 고승민이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1사 1루. 3번 레이예스가 때린 타구는 잠실구장 우측 담장 상단을 직격했다. 투런홈런이 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지만 2루타 확률은 높은 타구. 그러나 최단거리로 펜스플레이를 한 LG 우익수가 홍창기가 원바운드 송구로 2루까지 노린 레이예스를 잡아냈다.

롯데로서는 최소 1사 2·3루로 계산했던 상황이 2사 3루가 됐다. 4번 나승엽이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롯데는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S# 2. 토요일 잠실 1회말

LG는 1회말 롯데 선발 이민석을 상대로 홍창기-박해민의 연속안타로 바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박해민이 단독 도루로 베이스 하나를 더 빼앗으며 무사 2·3루. 3번타자 오스틴이 좌익수 쪽으로 넉넉한 거리의 뜬공을 퍼올렸다. 3루주자 홍창기가 여유 있게 홈을 밟는 사이, LG는 롯데로부터 또 하나의 베이스를 훔쳤다. 롯데 좌익수 레이예스가 내야 잔디 안으로 들어와 있던 3루수에게 홈 송구를 중계하는 사이 3루가 비어있자 2루주자 박해민이 3루까지 내달렸다.

2루 도루하는 LG 박해민. LG 트윈스 제공

홈송구 중계인으로 3루수가 나설 때는 유격수가 3루 커버로 2루주자 박해민을 묶어둬야 했으나 롯데 내야는 순간의 혼선으로 3루를 무주공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1사 2루가 될 상황은 1사 3루가 됐다. 4번 문보경의 1루수 앞 땅볼로 LG는 최고 가성비의 2점째를 추가했다.

S# 3. 일요일 잠실 5회초

0-0이던 5회초, 롯데가 무사 만루를 만든 가운데 1번 황성빈이 때린 타구는 잘 맞았지만 LG 유격수 구본혁 앞에 짧은 바운드로 떨어졌다. LG로서는 1점을 주면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공식을 떠올릴 장면이었다. 그런데 구본혁의 토스를 받아 2루 포스아웃을 시킨 LG 2루수 신민재는 1루로 몸을 돌려 송구하는 대신 정면을 바라보고 3루로 공을 던졌다. 잘 맞았던 타구가 직접 잡히는 것까지 연상한 듯 3루 출발 시점이 살짝 늦었던 손성빈이 시야에 들어온 것이었다. 더구나 타자주자 황성빈은 발아 빨라 병살이 어려웠다. 선택은 절묘했다. 3루심의 첫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3루서 태그아웃. 곧바로 1루주자 황성빈까지 포수 견제구에 잡혔다.

유격수(수비번호 6)-2루수(4)-3루수(5)로 이어진 ‘육사오 병살’은 드물다. LG는 창조적 병살 플레이 하나로 무사 만루를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LG는 먼저 득점을 한 것 같은 흐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LG 구본혁. LG 트윈스 제공

LG는 13일에는 5-3, 14일에는 6-1로 이겼다. 15일 현재 LG는 1위, 롯데는 10위다. 두 팀의 순위 차이가 팀평균자책, 팀타율, 팀OPS 등 드러난 추치 만큼의 간격은 아니다.

LG와 롯데의 지난 주말 3연전 또한 베이스 하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놓고 다투는 세밀함에서 갈렸다. 롯데는 몇년째 같은 숙제를 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뼈아픈 3연전이기도 했다. 어느 팀이든 투타 사이클의 오르내림 속에 긴 시즌을 보내지만, 올라가는 곡선의 꼬리를 길게 끌고 가는 힘과 내려앉는 그래프를 짧게 끊고 가는 힘은 역시 승부처에서의 작은 장면들에서 나온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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