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MHz]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이순신 장군 정신 본받아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이순신 장군 정신의 핵심은 경청의 리더십이다. 재직 중인 직원들의 목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퇴사하는 직원과도 퇴직 면접을 실시해 회사 시스템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하려고 했던 노력이 지금의 결과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14일 OBS라디오 <고주룡의 참쉬운경제 99.9>에 출연해 이 같이 강조했다.
한국 화장품, K-뷰티의 개척자로 통하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화장품 회사 회장보다 이순신학 박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는 이순신의 리더십과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앞장서 왔다. 지난 2017년 이순신의 자(字)인 '여해'를 딴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했고, 2021년 대구카톨릭대학교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이순신학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2024년에는 이 대학의 이순신학과 1호 박사 타이틀을 따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 30여 년간 연구한 그는 이순신에 대한 몇권의 책도 펴냈다.
2019년에는 '80세 현역 정걸 장군'을 썼고, 2022년에는 충무공의 어머니 초계 변씨를 다룬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를 냈다. 2023년에는 이순신의 저술과 기록을 담은 '이충무공전서' 14권을 번역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출간했다.
최근에는 이순신 장군의 경영능력과 전술, 리더십에 대해 다룬 역사경영 에세이 '이순신의 위대한 경영'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윤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또 이순신 정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애민정신이다. 이는 요즘 리더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 그의 나이 43살.
대학을 졸업한 뒤 농협을 거쳐 대웅제약에 몸담았던 그는 최연소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미련 없이 회사에 사직서를 던졌다. 오로지 기업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제약 업종과 비슷한 업종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끝에 화장품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그는 직원 3명과 함께 충남 연기군에 5평짜리 화장품 회사 공장을 차렸다.
완제품을 만들어 납품해야 돈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초기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 돈 문제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한다. 전기세를 못내 단전예고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일거리가 없을 때는 직원들에게 품질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훗날 제품 생산라인이 쉴 새없이 돌아가는 회사의 든든한 기초 체력이 되어줬다.
1990년대초 국내 화장품 업계는 태평양과 한국화장품 같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던 시절. 화장품 시장 규모가 작고 기술력도 높지 않았던 때다. 한국 제품의 국내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30~40%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조차 일본에서 들여온 기술을 활용하던 수준이었다.
당시 한국콜마 역시 국내 화장품 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스킨과 로션, 영양크림을 제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쉽게 말해 화장품 회사들이 의뢰한 대로 생산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윤 회장의 뚝심이 발휘된다. OEM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인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r)방식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ODM사업 모델을 처음으로 시도해 브랜드와 마케팅을 제외한 제품의 기획부터 개발, 완제품 생산, 품질 관리까지 도맡았다.
"회사 내부에서는 OEM방식으로도 먹고살 수 있는데 괜한 모험을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저는 기술력만 확보하면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시간과 돈이 들더라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
이는 한국콜마가 국내 최초 화장품 ODM기업으로 기록되면서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K-뷰티 성장의 근간을 마련하는 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
한국콜마는 매출의 5%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전체 임직원의 30%가량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ODM방식을 도입하고 과감하게 연구개발에 투자한 윤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방침은 오늘날의 한국콜마를 있게한 원동력이었다.
중소브랜드인 인디브랜드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한국콜마와 같은 ODM기업의 기술력이 합쳐져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달고 있다.
윤 회장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K뷰티의 경쟁력 중 하나가 바로 '스피드'이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맞춰 신속하게 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 화장품은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K-뷰티에 대해 평가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었던 중국이 빠르게 한국 화장품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 회장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연구개발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신념. 연구개발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K-뷰티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앞장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 회장은 이순신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콜마의 성장과 기업 문화를 이어가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작은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게 그동안 기업인으로 살아오면서 얻은 지혜 중 가장 중요한 하나만 꼽아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우보천리(牛步千里)의 힘'이라고 말한다. 우보천리는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으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OBS라디오 <고주룡의 참쉬운경제 99.9>가 지난 13일 첫방송을 시작했다.
넘치는 각종 경제 정보의 홍수 시대 속에 <고주룡의 참쉬운경제 99.9>는 어렵고 딱딱한 경제 뉴스가 아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 여유로운 시간에 경제 전문기자인 고주룡의 특별한 시선으로 경제의 '맥락'과 '본질'을 쉽고 정확하게 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