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 중 한국인 향해 ‘눈 찢기’ 조롱… 멕시코 협회장, 결국 사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전 관중석에서 한국인 유튜버를 향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한 멕시코 협회장이 논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사과 영상을 올리고 “이번 일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행동”이라며 협회장직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14일(현지시각)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 할리스코주 측량·지형정보공학자협회(CITGEJ) 회장은 최근 SNS를 통해 공개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한국인 유튜버와 한국인 공동체, 자신의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인들에게 사과한다며 협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논란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시작됐다. 한국이 체코를 2-1로 꺾은 직후, 한국인 유튜버 이노냥은 관중석에서 자신을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이 영상에는 이노냥 뒤쪽 좌석에 있던 한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양쪽 눈가를 당기는 장면이 담겼다.
손가락으로 눈을 옆으로 길게 찢는 이른바 ‘눈 찢기’ 동작은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지적돼 왔다. 해당 영상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국내뿐 아니라 멕시코 현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누리꾼들은 영상 속 남성의 신원을 추적했고, 그가 할리스코주 측량·지형정보공학자협회 회장인 베르날 미라몬테스라고 특정했다. 멕시코 현지 언론도 그의 신원을 보도하며 이번 행동을 부적절한 인종차별 행위로 비판했다.
베르날 미라몬테스는 사과 영상에서 “외국인이 멕시코를 찾았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라는데, 나는 정반대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해당 유튜버와 한국인 공동체, 내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협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베르날 미라몬테스는 “소속 기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이번 일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행동이고, 그에 따르는 결과와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인 유튜버에게 직접 사과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소속 협회도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협회 측이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명예·징계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베르날 미라몬테스를 직위에서 해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후 베르날 미라몬테스가 직접 사직서 제출을 밝히면서 사퇴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를 통해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행위는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사용돼 온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라며 “국적과 인종을 넘어 지구촌이 하나 되는 월드컵 현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FIFA도 재발 방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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