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500조’ 시대 연 ETF… 지금부터는 ‘세분화·위험관리’ 경쟁[문화금융리포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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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증가, 연금 투자 확대, 상품 다변화 등이 맞물리며 ETF 시장이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507조388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50조 원 수준이었던 ETF 순자산총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 경쟁력"= ETF 500조 원 시대의 의미는 단순한 시장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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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3년만에 5배 ‘폭풍성장’
일평균 거래대금 30조 4000억
반도체 열풍·퇴직연금 유입효과
“기초자산 선정·다양한 구성 등
상품 설계 역량이 승부처될 것”
30일 ‘문화금융리포트’서 조명

개인투자자 증가, 연금 투자 확대, 상품 다변화 등이 맞물리며 ETF 시장이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507조38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약 30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16조5000억 원)보다 14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는 ETF 시장 확대가 증시 유동성을 키우고, 증시 상승이 다시 ETF 자금 유입을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50조 원에서 500조 원까지…6년 만에 10배 성장=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9년 말 50조 원 수준이었던 ETF 순자산총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 2023년 6월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한 뒤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해 6월 200조 원, 올해 1월 300조 원, 4월 4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한 달여 만에 500조 원 고지까지 돌파했다. 현재 ETF 시장의 중심은 주식형 상품이다. 5월 말 기준 주식형 ETF 순자산은 385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76.0%, 채권형 ETF는 41조6000억 원으로 8.2% 수준이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투자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관투자자는 11조800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1조 원, 외국인은 6480억 원을 순매수했다. 사실상 개인 자금이 ETF 시장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반도체·AI에 몰린 자금= 최근 ETF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열풍이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ETF를 보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2조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TIGER 미주우주테크’가 1조4000억 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각각 1조3000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TIGER MSCI Korea TR’을 4156억 원어치 사들였고,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KODEX 은선물(H)’ 등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증시 상승 기대감과 AI 산업 성장 전망이 맞물리며 관련 ETF로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연금이 키운 채권혼합 ETF 열풍= ETF 시장 확대의 또 다른 축은 퇴직연금이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채권혼합형 ETF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현재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는 주식형 펀드나 ETF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된다. 반면 주식 비중이 50% 미만인 채권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투자자들이 주식 노출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대표 사례가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이다. 해당 상품은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3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역시 상장 한 달 만에 3847억 원이 유입됐다.
◇“반도체만으로 부족하다”…ETF 테마도 세분화= ETF 시장이 커지면서 상품 구성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등 산업 단위 상품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AI 전력 인프라, 피지컬 AI, 우주항공, 그룹주, 특정 기업 밸류체인 등 세분화된 테마 ETF가 등장하고 있다.
채권과 원자재를 결합한 상품도 늘고 있다. 은 현물과 국고채를 함께 담는 ‘PLUS 은채권혼합’, 코스닥150과 국공채를 결합한 ‘1Q 코스닥150채권혼합50액티브’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현대차·기아, 삼성전자·현대차 등을 결합한 채권혼합 ETF도 속속 출시되며 투자자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열풍…새 성장동력인가, 위험 신호인가= ETF 시장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화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신규 상장됐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상장 직후 이틀 동안 거래대금만 19조9464억 원에 달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주가 상승 시 추가 매수, 하락 시 추가 매도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키우고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확대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투자자 손실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 경쟁력”= ETF 500조 원 시대의 의미는 단순한 시장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이 201조5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60조 원, KB자산운용이 36조40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향후 ETF 시장의 승부처가 단순한 자금 유치 경쟁이 아니라 상품 설계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초자산 선정부터 투자 전략, 위험 관리 능력까지 얼마나 정교하게 상품에 담아내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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