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에 ‘보랏빛’ [MK현장]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6. 6.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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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보은군 한 카페가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FC안양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충청북도 보은군에서 후반기 반등을 위한 전지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보은은 안양 팬들 사이에서 ‘약속의 땅’으로 불린다. 2024년 유병훈 감독 부임 후 올해까지 3년 연속 보은에서 여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데, 보은을 다녀온 뒤 항상 상승세를 이어가며 좋은 추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FC안양 공식 서포터즈 A.S.U RED 내 소모임 ‘가루다’ 최우석 대표 제공
유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보은이 공기 좋고,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마련돼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기분 좋은 징크스처럼 보은의 기운을 받으면 힘이 솟아오른다고도 한다.

안양은 이번 시즌 7위(4승 8무 3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많이 이기지도, 패하지도 않아 만족스럽지 않은 분위기다. 순위 경쟁이 촘촘한 만큼 약속의 땅 보은에서 좋은 기운을 얻어 후반기 팀의 목표인 파이널A 진입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에 팬들은 안양을 잠시 떠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단을 위해 보은 땅에 선물을 남기기도 했다. 사비를 들여 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 근처 한 카페를 대관, 내부를 보랏빛으로 꾸며 더위를 피할 휴식처를 마련했다.

사진=FC안양 공식 서포터즈 A.S.U RED 내 소모임 ‘가루다’ 최우석 대표 제공
사진=FC안양 공식 서포터즈 A.S.U RED 내 소모임 ‘가루다’ 최우석 대표 제공
카페 내부에는 ‘병훈님이 보은하사 우리 안양 만세’라는 걸개와 함께 한쪽 공간에는 유 감독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를 비롯해 선수들의 개인 사진을 배치해 안양스러운 모습을 담아냈다.

처음 시작은 공식 서포터즈 A.S.U. RED 내 소모임 가루다의 아이디어다. 가루다의 최우석 대표는 MK스포츠와 전화 통화를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안양 팬들은 팀과 선수들밖에 모른다. 애정이 크다”라며 “종종 안양 팬들은 팀을 위해 평상시에도 선수단에 커피차를 보낸다. 보은으로 떠난다는 소식에 우리 소모임도 당초 커피차를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보은 근처에 커피차 섭외가 마땅하지 않았다. 비용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그럴 바에는 차라리 카페에 선결제를 해놓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차는 일회성에 그치지만, 카페 선결제를 해놓으면 선수들이 편할 때마다 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카페 섭외도 쉽지 않았으나 좋은 취지를 알아주는 곳이 있어서 다행히 잘 진행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진=FC안양 공식 서포터즈 A.S.U RED 내 소모임 ‘가루다’ 최우석 대표 제공
가루다는 전지훈련 출발 전날 해당 카페를 미리 찾아가 150만원 상당의 선결제와 구단 배너, 현수막, 진열장, 사진 부스, 안양 엠블럼이 들어간 컵홀더 등을 미리 배치해 선수단 맞이에 나섰다.

최 대표는 “가장 큰 취지는 선수단이 안양을 떠나 힘든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보은에서도 안양과 같은 기분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또 신인 선수들 역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식사 후 팬들이 마련해 준 카페에 자주 들르는 모습이었다. 또 팬들이 직접 준비한 안양만의 공간도 들러 사진을 구경하는 등 휴식 시간마다 애용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팬들도 움직였다. 400여명 규모의 안양 팬 카카오톡 익명방에서 자발적인 모금이 이뤄지면서, 선수단이 전지훈련 마지막까지 카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최 대표는 이를 본지에 알리며 “안양은 선수와 팬이 서로를 끔찍이 아끼고 챙기는 우리만의 특별함과 낭만이 있다. 이번 이벤트가 또 하나의 안양만의 낭만으로 추가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보은=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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