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엄상백은 마음 아팠고 황준서·정우주는 마음대로 안 풀렸다…한화 5선발 육성선수 드라마, 160km 아닌 139km

김진성 기자 2026. 6. 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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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투수 박준영./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60km 아닌 139km.

한화 이글스의 5선발이 돌고 돌아 우완 박준영(24)이 차지하는 분위기다. 박준영은 지난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6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안았지만, 김경문 감독은 1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대단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박준영./한화 이글스

박준영은 5월10일 대전 LG 트윈스전서 사상 최초 육성선수 출신 데뷔전 선발승이란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였다. 그날 이후 약간의 기복이 있긴 했다. 그러나 5월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도 5⅔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고,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도 3이닝 3실점하고 물러났지만 크게 무너졌던 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애당초 박준영을 선발투수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선발과 불펜 모두 무너졌을 때도 선발 기용은 임시였고, 불펜에 좀 더 마음을 두고 있었다. 그 사이 정우주와 황준서가 5선발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정우주와 황준서는 박준영만큼 안정감이 있지 않았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박준영을 택했다.

김경문 감독은 박준영이 이번주에도 선발로 나간다고 예고했다. 19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으로 예상된다. 이 경기마저 잘 던지면 5선발로 정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한 건 사실이다.

박준영은 소위 말하는 볼질을 많이 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다. 흥미로운 건 우완인데 포심 스피드가 140km대 초반이라는 점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시즌 평균 139.4km다. 그리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한다. 네 가지 구종 전부 준수한 피안타율이다. 커브는 0.111밖에 안 된다.

좀 더 표본이 쌓여야 박준영의 선발투수로서의 경쟁력이 드러날 전망이다. 단, 구위형 유망주가 넘쳐나는 팀에 피네스피처가 5선발로 자리잡은 것 자체가 흥미롭다. 시즌 개막하기 전만 해도 이런 투수가 있는지도 모르는 팬이 많았다. 지금도 2003년생 박준영과 헷갈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

따지고 보면 시즌 개막 전 한화의 5선발은 아시아쿼터 왕옌청으로 예상됐다. 윌켈 에르난데스와 오웬 화이트, 류현진과 문동주가 1~4선발을 맡고, 왕옌청이 뒤를 잇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화이트가 시즌 첫 등판서 햄스트링을 다쳤고, 에르난데스가 지지부진했다. 결정적으로 엄상백이 토미 존 수술, 문동주가 어깨관절와순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그 와중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류현진과 왕옌청이 실질적 원투펀치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는 금방 돌아왔지만, 화이트와 문동주 자리는 오랫동안 불안정했다. 부상대체 외국인투수 잭 쿠싱은 화이트가 아닌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간 마무리 김서현을 대신했기 때문. 결국 쿠싱이 떠나고 화이트가 돌아오면서, 한화 선발진은 5선발 결정만 남겨두게 됐다.

그렇게 박준영이 거의 시즌 중반에 선발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기 일보 직전이다. 본인도 본인이 이렇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가장 준비된 투수가 박준영이다. 박준영이 혹시 선발로 시즌을 완주한다면, 한화 마운드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될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 투수 박준영./한화 이글스

분명히 박준영에게도 고비는 찾아올 것이다. 그때 또 정우주나 황준서 등이 대체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주도권은 박준영에게 있다. 이래서 야구가 인생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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