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0만명 모인 세계 자동차인 축제…제네시스, 완주로 데뷔 성공

김보경 2026. 6. 1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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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모터스포츠' 르망 하이퍼카 첫 출전…19호, 5천68㎞로 달리며 13위
"가슴을 뛰게 하는 전세계인의 축제…참여만으로 최고의 선택"
르망 24시간 참여한 제네시스 하이퍼카 [촬영 김보경]

(르망[프랑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3일(현지시간) 오후 3시56분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 '르망 24시간'이 열린 프랑스 르망 라 사르트 서킷.

총 13.626㎞ 길이의 서킷을 워밍업으로 돈 하이퍼카 18대가 출발선에 정렬하자 경기장을 채운 수만 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일어섰다.

르망 24시간 최상위 클래스인 하이퍼카에 처음으로 출전한 제네시스의 주황색 경주차 2대도 한글로 '마그마'로 쓰인 보닛을 안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서킷 위 자리 잡았다.

곧이어 경기장 카메라가 올해 르망 24시간의 공식 스타터이자 사이클 스타인 마크 카벤디시 경을 비추자 경기장은 다시 고요해지며 정적이 흘렀다.

몇 초간의 정적 후 카벤디시 경이 출발을 알리는 체커 깃발을 크게 흔들자 귀가 찢어질 듯한 배기음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큰 환호성이 쏟아졌고, 수십 개의 에어혼 소리와 함께 태극기를 포함한 각국 깃발이 휘날렸다. '24:00:00'로 고정됐던 전광판 시계도 대장정의 시작에 맞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르망 24시간 경기장 [촬영 김보경]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은 속도를 겨루는 F1(포뮬러원)과 달리 3명의 드라이버가 번갈아 가며 24시간 동안 서킷을 반복 주행한다. 가장 빠른 차가 아니라 가장 오랜 시간 달리는 차량이 우승을 차지해 대회는 마라톤에 비유되기도 한다.

제네시스는 GMR-001 하이퍼카 2대의 완주를 목표로 르망 24시간에 한국업체로는 처음으로 참가했다.

경주차가 24시간 장기 주행을 해야 하는 르망은 차량 성능과 내구성, 정비 역량을 모두 검증할 수 있는 무대다. 덕분에 유럽에서는 르망을 완주했다는 사실이 브랜드와 차량의 '보증서'가 된다.

'내구 레이스의 성지'로 불리는 르망에는 개막 전부터 현지 인구의 2배가 넘는 30여만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주변은 유럽 각국에서 온 차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인근 들판에는 숙식하며 경기를 보려 하는 팬들의 캠핑카와 텐트가 꽉 찼다. 일부 팬들은 한 달 전부터 캠핑카를 몰고 와 좋은 자리를 선점한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제네시스 하이퍼카 [촬영 김보경]

레이스 외에도 각종 퍼레이드와 콘서트, 전시가 함께 열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현장을 찾은 가족 관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모터스포츠 대회가 아닌 하나의 축제와 같은 분위기였다.

이날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하얀색, 파란색이 함께 섞인 모자를 쓰고 온 피에르 씨는 "르망은 단순한 모터스포츠 대회가 아니다"라며 "프랑스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축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제네시스가 이런 축제에 함께 했다는 것은 그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르망 24시간 현장에 한국의 환대 철학인 '손님' 문화에 기반한 스튜디오 및 쇼룸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를 운영했다.

특히 점심, 저녁으로 제공된 불고기, 문어 무침, 전 등 한국 음식은 제네시스 호스피탈리티를 찾은 많은 외국인의 발을 이끌었다.

퍼레이드의 태극기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이퍼카 2대가 24시간 서킷을 질주할 동안 가장 긴장한 사람들은 피트에서 대기 중인 감독 및 엔지니어, 정비사였다.

GMR 차고 뒤에 있는 오피스에서는 엔지니어가 계속해서 차량 상태와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었고, 각종 자동차 부품이 교체를 위해 준비돼 있었다.

올해 르망 개막식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GMR 차고에서 선수, 정비사 등 GMR팀 관계자에 직접 준비한 선물도 나눠줬고, 이러한 모습은 현지 방송에 포착되기도 했다.

제네시스 피트 [촬영 김보경]

총 24시간의 질주 후 14일 오후 4시에 대회가 마무리됐다.

대회에 출전한 제네시스 경주차(GMR-001) 2대 중 19호 차량이 본선에 참가한 18대 중 1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완주에 성공했다.

19호의 총 주행시간은 24시간 4분 4초였고, 주행거리는 5천68㎞(372랩)였다. 또 평균속도 220.59㎞/h를 기록했고, 선두차량(도요타 레이싱팀의 7호차)과는 9랩 차이가 났다.

또 다른 17호 차량은 르망 24시간 우승 3회 경력의 안드레 로테러 등이 운전대를 잡았지만 주행 16시간 만에 서스펜션 이상으로 리타이어(주행중단)했다.

다만 르망에 처음 출전한 차량이 완주에 성공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 제네시스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왔다.

한편, 이번 르망 24시간 포디움(1∼3위)에는 2022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도요타가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BMW가 2위에 올랐다.

제조사 빌리지에 위치한 제네시스관 [촬영 김보경]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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