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정준혁 객원기자 2026. 6. 1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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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와 콘텐츠에서의 고유한 재미는 있으나 차별성은 부족
버그 수정, 그래픽 디테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두드러져
11일부터 프롤로그 테스트 진행한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분명 나쁘진 않은데 다른 게임을 두고 즐길 것인지 묻는다면 글쎄... 테스트에서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차별 포인트와 디테일 살릴 필요가 있다" 

엔씨가 11일부터 14일까지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프롤로그 테스트를 진행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주인공들이 에버웨일이라는 잠공정을 타고 전설의 장소 '신들의 서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액션 RPG다.

개발사인 빅게임스튜디오는 2023년에 '블랙 클로버 모바일'을 시작으로 게임 시장에 첫 출사표를 낸 게임사다. 블랙 클로버 모바일은 출시 당시 원작의 높은 재현율과 그래픽으로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블랙 클로버 모바일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IP를 가져와서 만들었던 블랙 클로버 모바일 때와 달리 이번엔 오리지널 IP로 게임 시장에 도전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애니메이션 RPG라는 목표를 위해 카툰 렌더링을 사용했다.

첫 공개 당시엔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라는 타이틀이었다. 2025년에 이름을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로 바꾸고 주요 등장인물들의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리뉴얼했다.

이번 프롤로그 테스트는 게임 공개 이후 실시하는 첫 테스트다. 지스타, TGS, 게임스컴 등 여러 게임 행사에서 부스를 방문하면 게임 시연은 가능했지만, 처음부터 스토리를 보면서 콘텐츠를 맛볼 수 있는 건 처음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이번이 첫 테스트여서 다행이었다. 분명 게임의 만듦새는 갖춰져 있다. 하지만 즐기는 과정에서 아쉬운 점과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스토리

잠공정 '위버웨일'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게 주된 스토리다

스토리의 경우 익숙한 판타지물이다.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던 주인공 카이토가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겪는 사건들을 다루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 과정 속에서 세계관을 배우고, 더 많은 동료들을 영입한다.

진행 가능한 구간까지 스토리를 전부 봤을 때 아직까지 크게 흥미로운 부분은 없었다. 주인공 일행이 큰 위기를 겪는 듯하면서도 쉽게 해결해 버린다. 별다른 위기감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니 세계관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라는 느낌이 강했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한 스토리 기준으론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스토리 흐름이 대체로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다 보니 진행될수록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관전자에 가깝다는 점이 크다. 메인 주인공인 카이토도 유저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아니고 그저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다.

이는 브레이커스 IP 활용과 크게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빅게임스튜디오는 출시 전부터 일본 출판사인 카도카와와 라이트 노벨 및 연재만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유저가 멀리서 바라보는 형태로 만든 느낌이다.

그래도 동일 장르 게임들과 비교해서 스토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만의 고유한 세게관과 이를 활용한 스토리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문제 발생 – 해결을 단순히 반복하기보다 변화를 주는 게 좋아 보인다.

현재로선 양날의 검 같은 컷신의 동영상 기능(사진= 정준혁 객원 기자)

스토리를 보면서 신선했던 부분도 있다. 게임 내 컷신에 동영상 재생 플레이어 같은 UI를 넣어둔 것이다. 해당 UI엔 컷신 재생 시간이 표시돼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 가능하다. 또한 앞뒤로 구간을 이동하는 기능도 있어 컷신을 다시 돌려보거나 넘겨볼 수 있다.

해당 기능을 활용하면 컷신을 보다가 일시정지해 둘 수도 있고, 구간을 이동하는 건 개인적으로 괜찮은 기능이라 생각했다. 특히 다시 보고 싶은 장면이 있을 경우 되돌려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처럼 기능만 놓고 봤을 땐 분명 좋은 기능이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아무래도 동영상 프로그램 같은 시스템이다 보니 화면을 한 번 누르는 순간 컷신 조작 버튼이 나타나 화면을 가린다.

화면을 가리는 와중에 컷신은 계속 재생되니 스토리에 몰입하고 있는 와중에 실수로 화면을 조작하는 순간 몰입이 깨진다. 화면 조작이 가능할 땐 기본적으로 화면을 일시정지 시키는 편이 그나마 개선 가능한 부분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바람으론 스토리 진행 중 이전 대사를 다시 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컷신은 돌려서 볼 수 있는데 캐릭터 간의 대사를 확인하는 수단이 없는 건 참으로 아쉬웠다.

 

그래픽

애니메이션 화풍도 나름의 맛이 있다

그래픽의 경우 최근 나오는 게임과 비교해서 좋다고 말할 순 없다. 대신 애니메이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한 느낌이 강하다. 이는 빅게임스튜디오의 첫 작품인 '블랙 클로버 모바일'에서부터 깎아온 화풍을 아이덴티티로 하는 밀고 가는 듯하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생각하면 느낌을 잘 살렸다고 본다. 블랙 클로버 모바일을 플레이해 봤을 때도 이 부분을 신경 쓴 게 많이 느껴졌다. 다만 카툰 렌더링 특성상 유저들의 취향을 많이 타는 건 어쩔 수 없다.

캐릭터들의 모션이나 표정, 이펙트 등 다양한 요소를 신경 쓴 것도 눈에 들어온다. 스토리를 보거나 전투를 진행할 때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보면 그래픽 쪽으로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더빙과 입 모양이 맞지 않는 걸 신경 쓰는 순간 계속 눈에 밟힌다

단, 디테일을 챙기려다가 사소한 부분을 놓친 건 아쉽다. 이는 특히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하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캐릭터가 대화를 할 때 한 치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있거나, 캐릭터 더빙과 입모양의 싱크가 맞지 않는 점이 제일 눈에 밟혔다.

캐릭터가 대사에 맞춰 모션을 취한 뒤에 머리나 옷 같은 부분이 흔들리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작까지 반복하게 둘 필요가 있나 싶다. 마치 캐릭터들이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정도다.

필드의 경우 그래픽적으로 크게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도시부터 숲, 설산, 동굴 등 장소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요소들을 배치해 잘 만들었다. 게임 특성상 필드의 중요도가 높지 않음에도 신경 쓴 티가 난다.

외모만 보면 NPC로 두기 아까운 인재였다

결국 모델링보단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게 필요해 보인다. 오죽하면 스토리를 진행 중에 나오는 NPC가 등장인물보다 더 이쁘다고 느낄 정도다. 물론 모든 캐릭터가 다 별로인 건 아니다. 카티아, 헬렌, 에르카, 사요 등 괜찮은 캐릭터들도 있다.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하면 결국 유저들의 지갑을 움직이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성능만 좋으면 된다는 것도 이미 옛말이다. 디자인과 성능 모두 적정선을 만족해야 지갑을 열고 구매하는 걸로 이어진다.

몇몇 캐릭터를 보면 캐릭터 디자인 능력이 있다는 건 알 수 있다. 이미 나온 캐릭터를 고치는 건 늦었으니 이후에 출시될 신규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전투

다른 액션 RPG를 해 본 사람이라면 금방 적응 가능하다

전투는 여러 모바일 게임을 경험한 유저들에겐 익숙한 방식이다. 적의 패턴을 보고 회피하면서 일반 공격과 스킬, 궁극기들을 활용해 쓰러뜨리면 된다. 적을 계속해서 공격하다 보면 '브레이커'라는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판정이 널널해서 패턴 회피는 쉬운 편이다. 적이 공격하기 전에 빛나는 걸 보고 회피 버튼을 누르면 된다. 회피 시 소모되는 스태미나류도 없으니 부담 없이 시도해도 된다. 회피 대신 일반 스킬을 누르면 패링도 가능하니 다양하게 대처 가능해서 좋았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만의 고유한 전투 시스템도 존재한다. 첫째로 '순행과 역행'이다. 파티원들이 적에게 순차적으로 속성 스킬을 사용하면 부착된 속성의 순서에 따라 순행과 역행이 발동한다.

상황에 따라 속성 순서를 맞추면 전투가 수월해졌다

예를 들어 서로 상반되는 속성인 불 속성과 물 속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물이 불을 이기기 때문에 물 속성 스킬을 쓰고, 불 속성 스킬을 쓰면 '순행'이 발동된다. 반대로 불 속성 스킬을 먼저 쓴 다음 물 속성 스킬을 쓰면 '역행'이다.

순행은 해당 적이 받는 피해를 늘려주며, 역행은 적의 브레이크 게이지 감소량이 증가한다. 즉 평소엔 역행으로 적을 빠르게 브레이크 시키고, 브레이크 됐을 땐 순행을 부여해 딜을 누적하는 게 기본적인 전투의 흐름이었다.

다만 같은 속성이 연계될 경우 과열이 발생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파티원을 구성할 때 최소한 2명은 순행과 역행을 고려해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레이드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투당 한 번 밖에 쓰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할 타이밍을 잘 생각해야한다

두 번째 고유 시스템은 '위버랜스'다. 주인공 일행이 타고 다니는 잠공정에 장착돼 있는 거대한 창을 발사해 적을 강제로 브레이크 시킨다. 게이지 상관없이 강제로 브레이크 시키기 때문에 바로 쓰진 못하고 궁극기를 써서 충전해야 한다.

전투를 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건 타겟팅이었다. 전투 중에 적을 공격할 때 제대로 타겟팅이 되지 않아서 허공을 휘적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특히 근거리 캐릭터로 플레이할 때 이런 일이 자주 발생했다.

전투 난이도가 너무 쉬워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반 몬스터들은 조금만 쳐도 브레이크 상태가 되니 허수아비를 때리는 느낌이 강했다. 레이드는 상위 난이도를 플레이하기 전까지 판단을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콘텐츠

기본 콘텐츠는 익숙한 것들로 구성돼 있다

콘텐츠 또한 모바일 게임을 숱하게 해온 사람들에겐 익숙한 것들로 구성돼 있다. 경험치와 골드를 파밍 하는 던전을 비롯해 스킬 재료, 승급 재료, 장비 등 성장 콘텐츠는 대부분 구비돼 있다.

성장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길드의 토벌 요청서'라는 이름의 스태미나를 소모한다. 한 번 클리어한 전투는 이후 보상 배율을 최대 5배까지 설정해서 시간을 절약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숙제 피로도는 높지 않다.

현재까지 진행한 부분에서 주간 콘텐츠는 '레이드'와 '환영누각' 2가지였다. 레이드의 경우 말 그대로 스토리 중에 만났던 거대한 보스를 다시 상대하는 콘텐츠다. 매주 정해진 횟수만큼 도전 가능하며, 무기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준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특이하게도 레이드에서 얻은 재료를 모아 캐릭터마다 정해진 무기를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주 레이드만 꼬박꼬박 챙겨도 캐릭터가 일정 수준으로 강해질 수 있다.

레이드보다 환영누각이 엔드 콘텐츠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 다른 주간 콘텐츠인 환영누각 또한 캐릭터 성장에 도움을 준다. 진행 방식은 탑을 등반하는 형식으로 층을 오를 때마다 더 강한 적들을 상대한다. 클리어 시 브레이커의 최대 레벨이 확장되는 재료를 얻는다.

여기에 추가로 층마다 타임어택 성공 시 유료 재화 '천궁의 꽃'도 주니 매주 챙기지 않으면 일방적인 손해가 발생한다. 결국 성장 콘텐츠를 매일 챙기지 않더라도 주간 콘텐츠는 꼭 해야 하는 셈이다.

보통 주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명확한 동기와 보상이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콘텐츠라면 단순히 1주가 아니라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레이드와 환영누각의 보상 설계는 나쁘지 않다.

콘텐츠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하나다. 어떤 콘텐츠를 플레이하든 해당 콘텐츠가 해금된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번 콘텐츠를 플레이할 때마다 이를 반복하다 보니 참으로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레이드는 적어도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집회소로 이동하는 부분은 이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들은 그 잠깐 전투하겠다고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동선이라 생각된다.

적어도 이후 테스트나 출시 때 해당 과정을 없애거나 지금보다 더 간소화하는 게 어떨까 싶다. 게임을 하루이틀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저 불편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총평

여러모로 연출에 신경 쓴 건 확실하게 느껴진 테스트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직 나오기엔 다듬을 게 많은 게임'이었다. 물론 게임의 후반부까지 맛보지 않았기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첫 단추, 첫인상이 중요한 것도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을 기억 속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다. 그 이후의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첫인상 그대로인 사람이 될 수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는 후자가 돼야 하는 입장이다.

최소한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메인 스토리 요구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체크되지 않아 진행이 막히는 상황이 있는가 하면, 배틀이 끝난 뒤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도 배경음이 계속 유지되는 등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이번이 프롤로그 테스트라는 점이다. 처음으로 진행한 공개 테스트인 만큼, 테스트 기간 동안 유저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아 이후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presstoc.offici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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