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도 ‘교차보전’ 위태]①용산 용지 매각 지연, 15년 만에 적자경영 ‘비상’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최근 서울시에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 매각이 조금이라도 지연될 경우, 수년간 대규모 적자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공식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SH의 지난해 기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사는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1086억원, 1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18개 필지를 정상적으로 매각한다는 가정 하에 도출된 수치다.
SH가 추산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토지 용지매출은 6조8000억원, 매출이익은 2조1000억원이다. 올 연말까지 모든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매각 공고를 낸 뒤, 내년과 내후년에 매각을 완료해 매출을 반영해야만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구조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코레일이 100% 소유한 토지다. 다만 SH가 기반시설조성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전적으로 맡고 지분을 30% 투자함으로써 분양이익의 30%를 수익으로 거두는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SH의 중장기 재무 건전성을 지탱할 유일한 버팀목인 셈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발표한 ‘1.29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에 1만 가구 공급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는 물론 현장 시행사와 정면충돌을 빚고 있어서다.
SH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정부 안대로 1만 가구 공급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매각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 본지가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학교 용지 검토 부지 5개소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단 한 곳도 2년 내에 사업을 완료할 수 있는 부지가 없다. 1만 가구 공급의 필수 선결 조건인 학교 용지 확보 문제를 숙의 없이 졸속 진행하면서, 전체 개발 사업이 최소 2년 이상 표류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학교뿐만이 아니다. 주택 공급 수가 기존 6000호에서 1만호로 급증하면 지난 수년간 30여 개의 연구용역을 통해 간신히 도출해 낸 교통·환경·재해 영향평가 결과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는 결국 대규모 사업 지연과 개발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H 조차 서울시에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향후 5년간 주요 수익원으로 사업을 정상 추진 중이나, 정부 정책(주택공급 확대, 토지매각 자제)으로 인해 용지매각이 지연될 경우 수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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