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만 외치는 장동혁… 호응 없는 국민의힘 "국조부터"

김현종 2026. 6. 1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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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공' 시위에서 "부정선거" 피켓 직접 작성
연일 '전면 재선거' 압박… 당내 비판 더 커
재선거 요구 의원 4명, 부분 재선거 10명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리고 있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시위에 참석해 시민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손에는 피켓이 들려있다. 엑스(X) 캡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 주말에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정부·여당에 특별검사 도입을 거듭 압박하는 등 이 사태를 한껏 부각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등 신중한 분위기다. 원내지도부 역시 "재선거 여부는 국회 국정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피켓. 장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이다. 장 대표 SNS 캡처

장동혁 "부정선거 외칠 자유" 요구

장 대표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여당이) 특검을 거부한다면 이재명, 민주당, 선관위가 공범이기 때문"이라며 "특검 거부가 정권 몰락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전국 재선거와 특검 도입을 논의할 3자 회담을 요구했지만 대답이 없자 발언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장 대표 언행은 점차 강경해지고 있다. 장 대표는 13일 SNS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시위에 참석해 스스로 "부정선거를 외칠 자유"라고 적은 피켓 사진을 올렸다. 장 대표는 지난 9일까지만 해도 시위대가 나눠준 "부정선거 재선거" 피켓을 드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직접 부정선거를 적시하며 더 적극적으로 동조한 셈이다. 장 대표는 11일 전국 재선거를 요구했고, 13일 "재선거, 특검, 선거제도 개혁, 선관위 개혁이 답"이라며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타협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에서도 재선거는 현실성·필요성 크지 않다 공감대

정작 당내에서는 "선거 패배 책임론에 직면한 장 대표가 독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면 재선거 주장은 장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장일 뿐, 현실성과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공감대가 더 크다.

실제 이날 기준 국민의힘 의원 110명의 페이스북·라디오 등 공개 발언을 뜯어보면, 장 대표처럼 전면 재선거를 명시적으로 공개 요구하는 의원은 없다.

다만 강명구·김민전·이진숙·주진우 의원 등 4명은 부분·전면 여부를 특정하지 않은 채 재선거를 요구했다. 주 의원을 포함해 나경원·김선교·유상범·곽규택·박충권·조승환·최수진 의원 등 8명은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 한해 부분 재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권영세·윤상현 의원도 부분 재선거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김은혜 의원은 선거 당일 잠실 7동 제2투표소의 투표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개표가 진행된 데 대해 반발하며 재선거를 촉구한 바 있다.

장 대표처럼 올림픽공원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시위에 참석한 사실을 스스로 밝힌 의원들도 19명가량 있었다. 이 중 10명은 자신의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시위에서 재선거 요구와 부정선거 주장이 나온 사실을 전했다. 나머지 9명은 재선거·부정선거 주장을 전달하지 않은 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나 특검 도입, 제도 개선 필요성만 강조했다.

국민의힘 개혁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의원과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태 "장 대표, 정치적 생존 위해 재선거 요구"

되레 시민들의 재선거 요구를 국회가 제도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 많다.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 25명은 지난 11일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는 입장문을 냈다. 김도읍·유의동 의원과 친한동훈계 박정훈·정성국·한지아 의원 또한 장 대표의 재선거 요구를 비판한 바 있다.

대안과미래 소속 김용태 의원은 이날도 "당은 재선거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헌법적으로 가능한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장 대표가 시민들의 재선거 요구를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공개 반발했다.

원내지도부도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요구 독주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지역도 계속 늘어나는 등 정확한 상황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 대표가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는 취지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국조를 진행한 뒤 그 결과에 따라서 후속 대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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