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 직전 이스라엘 공습에 트럼프 격분… 네타냐후에 “망할 판단력”

권순욱 2026. 6. 15.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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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드론 침범 이유로 베이루트 공습… 최소 3명 사망
트럼프, 네타냐후에 분노, “망할 판단력, 서명 한 시간 전 왜 공격 했나”
트럼프 “시간만 몇 시간 지연됐을 뿐, 평화의 시작” 당사국 자제 촉구
이란 “미친 개 통제 못 하면 다리 물어뜯길 것” 미국 의심 협상 중단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역사적인 종전 및 비핵화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한 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하면서 중동 평화 전선에 초대형 돌발 변수가 불거졌다. 자신의 80세 생일인 14일(현지시간) 종전 합의라는 대업을 이루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란은 미국의 ‘의지 부족’을 문제 삼아 강하게 반발했다.

포문은 이스라엘이 먼저 열었다. 이스라엘군은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국 영공에 무인기(드론) 3기를 침범시켰다는 이유로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의 헤즈볼라 표적을 전격 공습했다. 레바논 언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평화 합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아침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우리가 이란과의 평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진 특별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위협에 맞서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그것이 대응한 공격은 매우 작고 의미 없는 것이었다. 다친 사람도 없다”며 “이 중요한 절차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해 “왜 빌어먹을 공격을 해야만 했나. 정말 화가 났다”며 “우리가 서명하기 한 시간 전이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망할 판단력이 없다”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다만 “상황이 흔들려 서명이 몇 시간 지연됐을 뿐”이라며 당일 중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바논 어디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더는 있어선 안 된다. 헤즈볼라를 포함한 다른 어떤 당사자도 이스라엘을 더 공격해선 안 된다”며 “이것은 길고 아름다운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기회를) 날려버리지 말자”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 측의 기류는 급랭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역할을 분담해 자신들을 압박하려는 전술이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란의 협상을 주도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에 “미국이 자국의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혹은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백히 보여준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만약 미국이 스스로 맺은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여정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이브라힘 레자에이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 역시 “당신들이 합의나 양해를 원한다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부터 통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미친 개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합의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당신들의 다리를 물어뜯을 것”이라는 거친 표현을 동원하며 이스라엘을 단속하지 못하는 미국을 향해 경고를 날렸다. 미-이란 간 종전 합의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터진 이번 군사 충돌이 중동의 판도를 바꿀 평화의 서막이 될지, 혹은 과거의 유혈 분쟁을 되풀이하는 도화선이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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