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내리자 귀금속 상가 ‘북적’…투자시장선 ‘찬밥’
주말 맞아 매장마다 문전성시
반도체 중심 주식 호황에 밀려
안전자산 투자 입지는 ‘흔들’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금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며 지역 귀금속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요가 투자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며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찾은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귀금속 상가에는 금목걸이나 금반지 등 귀금속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방문객은 7돈짜리 금목걸이를 목에 걸고 거울을 살폈고, 여러 반지를 껴보며 비교하는 이도 눈에 띄었다. 점원들은 한 번에 2명의 손님을 접객하기도 했다.
이날 귀금속 상가를 찾은 손님 중 상당수가 올해 초 급격히 오른 금값으로 귀금속 구매를 포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금값이 떨어지자, 다시 발길을 한 것이다.
반지를 사러 온 박인구씨는 "지난 2월에 아이가 첫돌이었는데, 금값이 너무 올라 돌반지를 따로 안 사기로 했었다"며 "최근 금 가격이 많이 내려가 이참에 반지 하나 사러 왔다"고 말했다.
내년 결혼을 앞둔 이민수씨 역시 "아직 결혼까지 여유가 좀 있어 내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사도 괜찮겠다 싶어 오늘 구경하러 왔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따르면 국내 금 가격은 지난 1월29일 1g당 26만981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지난 3월부터 22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중, 최근 들어 급격히 하락해 지난 11일 20만3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20만4000원으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귀금속업계 관계자는 "예물반지를 보면 지난 1월 300만원대에서 지금은 200만원 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며 "다음주에 다시 오른다는 말도 있어, 이번 주말(13~14일) 방문객이 올해 중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값이 연중 최저치를 달성했음에도, 지역 내 관련 투자 분위기는 시들했다. 업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 취급을 받던 '금'이 주식 호황에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울산에서도 원자재 ETF 등 금 관련 투자 수요가 컸다"며 "하지만 최근 반도체를 필두로 증시가 활황을 보이며, 금을 찾는 사람도, 권하는 사람도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식 열기가 너무 과열됐다고 판단할 시점이 오면 투자자들은 금에 다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사진=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