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완화, 신한·하나·우리·카뱅 1차 선정

전시현 기자 2026. 6.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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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농협 탈락
KB증권·NH투자증권·한화생명 포함···AI 전환 경쟁 분수령
금융위원회. /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금융 당국의 망분리 규제 완화 1차 대상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포함된 반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성능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안 테스트와 금융 서비스 고도화의 출발선이 금융사별로 갈리면서 AI 전환 경쟁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망분리 규제 완화 1차 대상에는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선정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포함됐다. 제2금융권에서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화생명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한·하나·우리 선정···KB·농협 제외

이번 선정은 금융권의 AI 활용 경쟁과 직결된다.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사는 외부망과 분리된 기존 업무 환경의 제약에서 일부 벗어나 보안 목적의 AI 활용을 넓힐 수 있다.

1차 대상 금융사들은 이달 17일 금융위원회 보고 절차를 거쳐 비조치 의견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고성능 AI 기반 취약점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이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 역량을 인정한 금융사부터 규제를 완화해 실증 사례를 쌓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뱅크가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권에서는 정보기술 투자와 인프라 측면에서 카카오뱅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한다. 대형 금융그룹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 등 계열사별 배분도 일부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방어망 구축에 먼저 나서는 금융사들

망분리 규제는 2013년 보안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금융사의 업무 처리 시스템을 외부 인터넷 환경과 분리해 해킹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제도는 보안 사고 예방에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금융사가 최신 AI 기술을 보안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는 제약으로 작용했다. 고성능 AI를 활용한 취약점 점검, 해킹 시나리오 분석, 이상거래 탐지 고도화 등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AI와 보안 역량을 갖춘 금융사에 한해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보안 역량이 낮은 금융사까지 한꺼번에 규제를 풀 경우 해킹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49곳 중 10곳 먼저···8~9월 추가 확대

금융위는 총자산 10조원 이상, 상시 종업원 수 1000명 이상인 금융회사 49곳 가운데 AI와 보안 역량이 우수한 10곳을 먼저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1차 대상 금융사는 보안 목적의 AI 활용에서 먼저 실증 기회를 갖는다. 당국은 성공 사례를 축적한 뒤 8~9월 중 10~20개 금융사로 대상을 확대하고, 4분기에는 나머지 금융사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AI 전환의 선점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한다. 망분리 제약이 일부 풀리면 챗봇, 여신 심사, 기업금융, 내부통제, 이상거래 탐지 등 금융 업무 전반에서 AI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 KB국민·NH농협 탈락 후폭풍

시장에서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1차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다. 두 은행은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AI와 보안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온 곳이다.

다만 정량 지표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KB국민은행의 전체 임직원 대비 정보기술 부문 인력 비중은 5.15%였다. 신한은행 7.0%, 우리은행 6.8%보다 낮았다. 정보기술 인력 규모 자체는 KB국민은행이 많았지만 총 임직원 수가 더 커 비중은 낮게 산출됐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도 KB국민은행은 97.1명으로 신한은행 91.1명, 우리은행 73.8명보다 많았다. 숫자만으로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당국 심사에서는 인력 비중, 보안 체계, AI 활용 계획, 업권 배분 등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 금융위 "심사 진행 중···대상 비공개"

금융위는 대상 선정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바 없으며, 선정 절차가 끝나더라도 망분리 규제 완화 대상은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금융사들은 규제 완화 신청 과정에서 생성형 AI 활용 계획을 강조했다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이번 완화의 초점을 일반 업무용 AI 확대보다 보안 목적 AI 활용에 맞춘 만큼 신청 내용의 방향성도 심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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