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공모, 日은 22억달러, 韓은 0주

전시현 기자 2026. 6. 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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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공모 물량 전량 배정 제외
미즈호는 22억달러 확보···글로벌 IB 협상력 격차 노출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서 일본 미즈호증권은 22억달러 규모 공모주를 배정받은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단 한 주도 받지 못하면서, 초대형 글로벌 딜에서 한일 자본시장의 협상력 격차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 챗GPT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서 일본 미즈호증권은 22억달러어치 공모주를 받아냈지만 미래에셋증권은 배정 물량 0주를 통보받으면서, 초대형 글로벌 딜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협상력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정규장 개장 직전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물량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최대 3억1250만달러, 231만4815주 안팎의 물량을 배정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배정 과정에서 해당 물량은 전량 삭감됐다.

스페이스X IPO에는 750억달러 규모 공모에 약 3500억달러의 청약 수요가 몰렸다. 기관 자금 2500억달러, 개인 자금 1000억달러 수준이었다. 계획보다 4배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대표 주관사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인수단별 물량이 크게 조정됐다.

▲ 골드만삭스 통보 한 번에 0주

미국 IPO 시장에서는 대표 주관사의 최종 배정 권한이 크다. 인수단 참여와 실제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물량 확보는 별개다. 증권신고서 등에 표시된 인수 비율이 최종 판매 가능 물량을 보장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기관과 전문투자자를 상대로 스페이스X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 5일과 8일 총 5억달러 규모 청약은 1~2분 만에 마감됐다. 국내 투자자 수요는 컸다. 문제는 실제 배정 물량이 없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배정 제외 통보 이후 골드만삭스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최종 배정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국내 청약 투자자들은 공모주를 받지 못했고, 증권사는 청약금 환불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청약 실패를 넘어 평판 리스크로 번졌다. 국내에서는 스페이스X IPO 참여 자체가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투자은행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받아들여졌다. 최종 결과는 정반대였다.

▲ 미즈호는 7배 물량···한국만 배제

비교 대상은 일본 미즈호증권이다.

미즈호증권도 미래에셋증권과 마찬가지로 당초 3억1250만달러 수준의 물량을 배정받을 예정이었다. 실제로는 7배 많은 22억달러, 약 3조3500억원 규모의 공모주를 확보했다. 전체 공모 물량의 약 3% 수준이다. 미국 85%, 유럽 10%에 이어 의미 있는 배정 규모다.

같은 아시아 인수단 안에서도 결과가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IB 네트워크, 장기 거래 관계, 해외 기관 배정 역량이 최종 결과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에서는 강한 판매망과 투자자 기반을 갖췄다. 그러나 미국 초대형 IPO의 최종 배정 국면에서는 대표 주관사와의 협상력, 해외 기관 네트워크, 딜 기여도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인지도와 청약 흥행만으로 글로벌 IPO 물량 확보를 낙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확약 물량이 아니라는 점을 알면서도 국내 투자자를 상대로 대규모 청약을 받은 데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 청약 흥행이 평판 리스크로

미래에셋증권이 받은 충격은 작지 않다.

국내 청약은 빠르게 완판됐다. 전문투자자와 기관의 관심도 컸다.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이라는 상징성을 갖춘 데다, 상장 전부터 글로벌 초대형 IPO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종 배정 0주 통보로 청약 흥행은 오히려 부담이 됐다. 투자자들은 공모주 배정을 기대하고 청약에 참여했지만 결과적으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글로벌 딜 참여 성과도 사라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대형 IPO 참여 전략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인수단 이름 올리기보다 실제 배정 가능 물량, 대표 주관사와의 계약 조건, 투자자 고지 방식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 스페이스X 첫날 19% 상승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 강세로 마감했다.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로 상장했다. 첫 거래일 종가는 160.95달러였다. 공모가보다 19.22% 오른 수준이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1040억달러, 약 3197조원으로 집계됐다. 브로드컴을 제치고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 7위에 올랐다.

공모주를 확보한 해외 인수단과 투자자는 상장 첫날 상승분을 누렸다. 한국 투자자는 배정 물량 자체를 받지 못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외형 성장과 글로벌 딜 실전 역량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 대목이다.

스페이스X IPO는 미래에셋증권에 기회이자 시험대였다. 결과는 0주 배정이었다.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IB 경쟁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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