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엿보기] 대통령 “추가 행정통합 불가”…박완수 지사에게 호재?
2년 뒤 ‘통합 단체장’ 준비보다 ‘4년 도지사’
부산·울산 특별연합 복원 나설 가능성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지방선거까지 정부가 주도하는 행정통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상황이 박완수 경남도지사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필생의 꿈'이 도지사인 만큼 뜻하지도 않는 '행정통합'에 행정력과 정치력을 낭비할 필요가 약화하면서다.
행정통합 얼마나 진지했을까?
박 지사는 지방선거 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선 경남-부산 행정통합 후 울산 확대'를 공약했다. 이 구상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울산 시장 당선으로 차질이 생겼다. 박 지사는 전재수·김상욱 당선자를 만나 협의하겠다지만 속내는 또 복잡하다.

박 지사와 박 시장은 민주당 경남·부산·울산 시도지사 후보들이 '부울경 메가시티'(부울경특별연합) 복원 공약을 내세우자, 중국 상하이·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 같은 '완전한 자치권·재정권'을 앞세운 '경남부산통합특별법' 발의로 맞대응했다.
핵심 참모 언급은 특별법 발의가 '선거용'이었음을 시사한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경남·부산·울산 자치단체장으로 모두 당선됐더라도 애초 약속한 통합 일정이 제대로 진행됐을지 모를 일이다. 박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오직 경남'을 슬로건 중 하나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는 박 지사가 지난 4년 동안 보인 '행정통합' 관련 행정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박 지사는 4년 간 도정에서 줄곧 '경남 중심성'을 강조했다. 이 기조 아래 전임 민주당 경부울 시도정의 '부울경 메가시티'(부울경특별연합)을 비판했다. "세 광역자치단체 위에 특별자치단체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라며 부울경 경제동맹과 경남-부산 행정통합을 앞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추진된 내용은 없다. 시도민 여론조사, 공론화위원회 논의로 4년을 채웠다.
행정통합 부담 덜어 준 대통령 발언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임명됐다. 김 위원장은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설계를 맡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는 도지사 재출마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 시기에 맞춰 더딘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이후 대전-충남 국민의힘 시도지사 간 행정통합 논의가 진척되자 정부는 전국적으로 이를 촉진하려 전남-광주, 대구-경북 등 통합에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통합자치단체에는 4년 간 국비 최대 20조 원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박 지사는 이 같은 정부 지원 방침을 두고 "행정통합을 그저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 얻을 방법으로 삼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행정통합 의제를 놓을 수는 없지만 막상 통합 과정은 박 지사 처지에서 행정력과 정치력을 낭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 언급이 어쩌면 2기 박완수 도정의 행정력 손실과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정황이다.
다만 이 대통령 언급이 행정통합이 아닌 특별연합 형태 지원 지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5극 3특 체제로 지방에 정책 우선권 부여 또는 지방 중심 재정 지출은 확실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연합 복원은 전재수·김상욱 당선자 공약이기도 하다. 특별연합 위주 초광역 협력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후보가 지방시대위원장이던 때 설계한 '5극 3특 정책'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정부·여당을 등에 업은 차기 부산·울산시정이 '초광역 협력'을 추동하면 박 지사는 고립된 전선에서 협공에 맞서야 하는 피곤한 숙제를 새로 떠안을 수도 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