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값 급등 후폭풍 버틴 가스공사…중동 의존 줄이고 신사업 키운다
부채비율 500%→397%…해외 자원사업서 3년간 3조원 회수
중동산 LNG 의존도 45%→24%…수소·LNG 벙커링으로 성장축 확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의 충격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부담으로 남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발 공급망 불안으로 LNG 조달 비용은 뛰었지만, 민생 부담을 고려해 국내 가스요금 인상이 제한되면서 비용을 제때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4년 말 미수금은 최대 14조원까지 불어났다. 이에 가스공사는 LNG 도입처를 넓히고 해외 자원사업 투자비를 회수해 재무 부담을 낮추는 한편, 수소·LNG 벙커링 등 신사업을 키워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14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2022년 말 5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97%로 낮아졌다. 가스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요금 억제에 따른 미수금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경영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LNG 조달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기존 도입 계약의 가격을 재협상하고 가격 경쟁력 있는 신규 계약을 확보해 조달 비용을 줄였다. 경비 절감 등 내부 효율화도 병행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미수금 증가 속도를 억제했다.
해외 자원사업에서는 현금 회수에 속도를 냈다. 최근 3년간 해외 자원사업에서 약 3조원의 투자비를 회수했고, 이 가운데 호주 2개 LNG 사업에서만 1조3000억원을 거둬들였다. 가스공사는 2030년까지 해외사업에서 5조원 이상을 추가 회수할 계획이다.
공급망도 중동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가스공사는 국내 유일 천연가스 도매사업자로 전국 5346km 배관망과 LNG 저장탱크 77기를 운영하며 연간 3400만톤 이상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중동산 LNG 수입 의존도는 2022년 45% 수준에서 지난해 24%로 낮아졌다. 2026년 이후에는 18% 이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산 LNG 도입도 늘렸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연간 330만톤 규모의 미국산 LNG 신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정세에 따라 공급 불안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도입처를 넓혀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발전용 시장에서는 개별요금제를 통해 수요 기반을 넓히고 있다. 가스공사는 11개 발전사를 대상으로 연간 372만톤 규모의 개별요금제 수요를 확보했다. 제조·배관시설을 민간에 확대 제공해 설비 이용률을 높이고 가스요금 인하 여지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사업도 키우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10월 모잠비크 Coral Ⅱ 사업의 최종 투자결정을 마쳤다. 이 사업은 2028년 말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올해 말까지 캐나다 LNG 2단계 사업과 모잠비크 Rovuma 사업에 대한 최종 투자도 결정할 계획이다. 신규 해외 LNG 사업은 수익 확대뿐 아니라 지분 물량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와도 연결된다.
수소와 LNG 벙커링 사업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가스공사는 평택·광주·창원 수소생산기지와 전국 57개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도시가스 배관망을 활용한 수소 혼입 안전성 검증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2023년 국내 최초 LNG 벙커링 전용선인 ‘블루웨일호’를 건조·운영하며 LNG 벙커링 상업화에도 나섰다.
미수금 부담 속에서도 주주환원은 이어가고 있다. 가스공사는 2024회계연도 주당 1455원, 시가배당률 4.10%를 배당한 데 이어 2025회계연도에도 주당 1154원, 시가배당률 2.82%를 배당했다. 지난해 기준 유가증권시장 보통주 평균 시가배당률 2.63%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4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재무 건전성 강화, 수익성 개선을 3대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대상 소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공사는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부단히 달려왔으며, 수많은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수급안정을 달성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국민, 소비자,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