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以熱治熱 여름나기

6월이 되니 햇볕이 뜨겁다. 무엇인가를 쓰거나 두르지 않고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다. 예전에는 피부가 검게 타는 것만 걱정했는데, 이제는 눈이 걱정이다. 산책할 때는 모자를 쓰기보다는, 넓은 우산을 선택한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기 일쑤이다, 그럴 때는 "아니야, 이건 아니야"라고 혼잣말하며, 뒤집힌 우산을 바로 잡곤 한다. 더위에도 꿋꿋하게 산책을 하면서도 어리광부리고 싶은 날이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여름에는 자잘한 얼음이 떠 있는 육수에 간무와 쪽파를 넣어 메밀국수 한 젓가락을 콕콕 찍어 먹으면, 그 시원함에 매료된다. 알맞게 삶아낸 콩으로 만든 콩국수는 또 어떤가? 고소한 콩물에 쫄깃하게 삶아낸 국수와 고명으로 얹은 오이를 아작아작 먹으면 더운 여름도 잘 지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알알이 태양처럼 검붉게 반짝이고, 오독오독 씹는 맛이 있는 산딸기도, 사각사각 분이 나고 수분이 많아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하는 수박도 빼 놓을 수 없다.
도시에서의 여름은 더위와 음식, 나무의 녹음으로 느낄 수 있다면, 시골에서의 여름은 매일 따 먹어도 끊임없이 쑥쑥 자라는 푸릇푸릇한 상추와 오이. 어느새 억세져 베어내고 다시 자라난 야들야들한 아욱을 넣어 끓여낸 된장국에서 여름을 느낀다. 저녁이면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와 하늘에 빼곡히 박힌 별을 보며 들려오는 소쩍새 우는 소리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비 온 뒤 옮겨 심은 호박과 들깨는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하루하루 잎을 키워가고, 수확 시기를 놓쳐 뜨거운 햇살 아래 하루하루 시들어가는 쪽파를 보며 '요즘 어떤 작물을 심어야 잘 자랄까?' 고민하기도 한다. 지난달 씨를 뿌려 둔 상추와 열무가 물을 자주 주지 않아서인지 잘 자라지 않은 것을 보니, 새삼스럽게도 '물'과 '씨 뿌리는 시기'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씨를 뿌려야만 수확할 수 있다는 진리를 몸으로 느끼는 농촌의 여름날이다. 땅을 정리하고, 때에 맞춰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싹이 너무 많이 나면 솎아주고, 풀을 뽑아주면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나 밥상에 오른다. 손질하고 남은 푸성귀는 마당에서 돌아다니는 닭에게 먹이로 주면 콕콕 잘 먹는다.
올 여름에는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그늘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쉬는 것도 좋지만,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지만, 자전거를 타지 못해 지금까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마치 자동차 여행이 꿈인 사람이 운전면허가 없어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의 느낌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다고 한다. '어떤 느낌일까?' 달리는 차의 창을 열고 바람을 맞아 본다. '이런 느낌일까?' 경험이 없으니 상상하기 어렵다. 친구가 보내준 동영상에는 푸른 하늘과 맞닿은 길 양쪽으로 노란색 꽃이 피어 있다. 앞으로 달릴 때마다 하늘에 구름과 길가의 꽃이 바뀌니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우다가 균형을 잡지 못해 도랑으로 몇 번 넘어진 후 자전거 배우기를 포기했었다. 아직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해 배우지 못한 자전거 타는 법을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배워보고 싶다. 지금이 아니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느끼는 행복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이 못하는 것만 생각하면 인생은 끝없이 불행해진다. 하지만 부족한 것을 배워 하나하나 채워간다면 행복한 것이 인생이다. 시원한 곳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일단 배우고 싶던 것을 경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신바람 나는 여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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