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한 고로 주변 … 로봇이 24시간 설비 검사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6. 6.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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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AI 전환 현장 르포
포스코, 40도 고열 '풍구'에
로봇개 투입해, 데이터 수집
HD현대重, 용접 자동화 성공
산업부 "AI 팩토리 500개로"
4족 보행 로봇개 '스팟'이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왼쪽 사진). 용접협동로봇이 HD현대중공업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산업부 출입기자단

지난 11일 경북 포항 포스코제철소 제2고로. 하루 5700t의 철강을 생산하는 이곳은 한국 철강의 심장부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의 '산소 공급 장치'인 풍구에 다가서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고온·고압의 열풍이 주입되는 풍구는 누출 위험이 잦지만 사고 위험 탓에 인력이 직접하는 점검은 하루 한 번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4족 보행 로봇 '스팟' 투입된 이후 풍경이 달라졌다. 스팟은 하루 12번씩 현장을 누비며 설비 이상을 실시간 포착한다. 40도를 웃도는 폭염도 스팟에는 걸림돌이 아니다. 또 수집한 데이터는 향후 포스코의 공정 효율성을 개선하는 자산이 될 예정이다.

제조업에 인공지능(AI)·로봇을 접목한 장면이다. 정부와 산업계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제조업 AI 전환(M.AX)'을 실시하는 곳은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에코프로비엠 CAM5N 공장 역시 로봇과 AI 기술을 도입했다. 핵심 열처리 공정인 '소성'이 이뤄지는 약 60m 설비를 따라 직사각형 모양의 로봇 티포이(Tfoi)가 매끄럽게 이동했다. 티포이는 탑재된 장애물 감지 센서를 가동하며 양극활물질이 투입되는 설비 끝단에 멈춰 섰다. 이어 목 부위를 최대 2m까지 늘려 상단의 정밀 계측부를 설비 상층부에 밀착시켰다. 육안이나 수동 점검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배관의 미세 누출을 탐지하기 위해서다.

티포이는 인간의 가청 영역을 벗어난 미세 소음과 미열까지 포착해 설비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하루 16시간 동안 현장을 누비며 수집한 소음, 온도 변화, 열 분포 데이터는 AI 서버로 전송된다.

울산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본부에서는 선체를 이어 붙이는 용접 작업 일부를 로봇으로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60~70㎝ 작업 공간에 사람이 들어가 일일이 진행해야 했던 용접 작업을 이제는 로봇이 수행한다. 협동 로봇 도입 이후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숙련공'의 전유물이었던 용접 작업을 1~2년 차 초급 숙련공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올 3월 '자율 이동형 전동레일'을 도입한 뒤에는 사람이 로봇의 작업 공간을 바꿔줘야 하는 과정도 없어졌다. 이에 생산량은 기존 대비 153.8% 향상됐다.

산업통상부는 'M.AX'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첫발을 뗀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고도화' 과정에 진입했다. 단순히 현장에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그간 축적된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통합해 산업별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정교화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산업부는 이처럼 AI를 활용해 공정 효율이나 안정성을 높인 'AI 팩토리'를 올해 200개,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이를 위해 투입될 국비는 1600억원에 달한다.

[포항·울산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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