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럽 외교 'AI·반도체 동맹' 넓힌다

라다솜 기자 2026. 6.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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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집권 2년차 구상 본격화
미래 성장협력 강화 등 초점
2030 전략적 행동계획 채택
▲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3일(현지시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과 우피치 미술관의 '박물관 프로그램 및 서비스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권 2년 차 외교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벨기에와 유럽연합(EU), 이탈리아를 잇는 이번 순방은 단순한 정상외교를 넘어 AI·반도체·우주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공급망 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순방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우리 경제와 외교의 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한 여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유럽의 정치·외교 중심지인 벨기에에서 이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은 동포사회의 헌신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재외공관의 동포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U와의 협력 강화는 이번 순방의 주요 성과로 평가받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유럽과의 경제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 이재명 대통령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로마 대통령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됐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2026~2030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경제·산업·과학기술·AI·안보·문화 분야 협력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복합위기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우리는 서로 보완적 관계"라며 "국방·우주·인공위성·첨단산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계도 순방에 동행했다. 삼성전자와 LS그룹, 효성그룹 등 주요 기업이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AI와 반도체, 방산, 항공우주, 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인 제조·혁신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과 기초과학·디자인 강국인 이탈리아는 더없이 좋은 협력 파트너"라며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함께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순방의 성과는 인천·경기 지역 경제와도 적지 않은 접점을 갖는다. 정부가 유럽과 협력 확대를 추진하는 반도체·AI·바이오·첨단제조업 분야의 핵심 거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경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와 판교 AI 혁신생태계, 인천 바이오산업과 물류 인프라는 한국의 미래산업 경쟁력을 떠받치는 축으로 꼽힌다.

이번 순방에서 추진된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개발, 공급망 연계가 현실화될 경우 인천·경기 첨단산업의 글로벌 협력 기반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 상징성도 적지 않다.

이탈리아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26년 만의 국빈 방문에 맞춰 전투기 호위 비행을 실시하고 외국 정상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훈장인 '이탈리아공화국 기사대십자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 일정을 마무리한 뒤 교황청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이어간다. 이번 순방이 AI·반도체 중심의 성장 전략과 경제안보 외교를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남은 일정의 관전 포인트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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