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줄고 실업급여 늘고···고용보험 재정 ‘빨간불’

김희진 기자 2026. 6.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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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지급액 17조4833억원···역대 최대
고용보험기금 20조원 돌파···적자 5920억원
기금 실질 적립금 796억원 불과···재정건전성 경고등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사상 처음 17조원을 돌파하면서 고용보험기금 사업비 지출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기금은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차입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재정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고용노동부의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액은 20조9405억원으로 전년(18조6456억원)보다 12.3%(2조2949억원) 증가했다.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극심했던 2021년(21조577억원) 이후 4년 만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는 17조~18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와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등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운영되는 기금으로 보험료와 징수금, 적립금, 기금운용 수익 등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사업비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실업급여 관련 지출 증가 영향이 컸다. 실업급여 계정 지급액은 지난해 17조483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실업급여 계정에서 함께 집행되는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실업 증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업급여 하한액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업급여 지출이 급증하면서 적립금 상황도 악화됐다. 지난해 말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은 1조7275억원이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예수금을 제외하면 실질 적립금은 5조9933억원 적자 상태다. 사실상 차입금으로 적립금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 등 고용 불안에 대비해 연간 지출액의 1.5~2배 수준의 여유자금을 실업급여 계정에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실업급여 적립배율은 0.1배에 그쳐 기준치에 크게 못 미쳤다. 2024년 0.2배에서 더 하락한 수치다.

고용보험기금 전체 재정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금 수입은 20조3485억원이었지만 사업비 지출이 이를 웃돌면서 5920억원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다.

기금 적립금도 사실상 바닥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해 말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7조800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불과했다.

감사원도 앞서 고용보험기금 감사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낮아 기금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최근 고용시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기금 운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취업자 수가 감소하면 보험료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실업급여 지출은 늘어나 재정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17개월 만이다.

고용보험기금 재정 악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도 개선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개선책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기금 건전성 확보 방안으로는 모성보호급여 재원 분리와 실업급여 지출 구조조정,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 보험료율 인상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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