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인천해양과학고 100년 역사를 돌아보며

이문일 논설위원 2026. 6. 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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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일 논설위원

어릴 적 미추홀구 도화동에 수산고등학교가 있었던 걸 기억한다. 당시에는 경기수산고였다. 그 때만 해도 벽돌과 판자 등으로 허름하게 학교를 세웠었다. 1982년 인천이 경기도와 나뉘면서 인천수산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이 학교는 바다로 둘러싸인 인천의 해양수산과 관련된 학식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산실이다. 지금은 인천해양과학고(1997년 3월)로 이름을 바꿔 우리나라 해양수산의 앞날을 밝힐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해양과학고 전신은 황해도 용호도공립수산보습학교(1926년 6월16일)다. 학교가 있던 용호도는 일제 강점기 서해안 수산업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6·25전쟁으로 인해 인천으로 피란을 한 뒤 1988년 10월 교사를 신축(연수구 옥련동)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천해양과학고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그간 수도권에서 유일한 해양수산 특성화 학교로 자리를 잡았다. 인천에서는 인천고(1895), 송도고(1906), 인천여고(1908)에 이어 네 번째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 학교 발자취는 곧 인천이 바다와 맺어온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까지 1만4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인천 해양·수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중에는 해양과학고 출신이 많다. 이 학교의 100년은 인천에서 바다와 해양 교육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제물포해양문화연구소장인 이의진 전 옹진군 수산과장은 최근 '용호도에서 옥련동까지-인천해양과학고 100년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책을 펴냈다. 인천해양과학고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296쪽 분량이다. 학교 차원의 공식 사업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자료를 모으고 집필과 편집 작업을 맡아 완성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천해양과학고가 국내 해양수산교육 초기 역사를 함께 써온 학교임에도, 관련 기록은 일부 신문 기사와 관보 등에 흩어져 있을 뿐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신문 기사와 관보를 찾고, 학교 자료와 사진 등을 바탕으로 학교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인천은 수도권 해양 거점 도시다. 인천해양과학고 개교 100년의 역사에는 곧 인천 바다가 남긴 흔적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인천이 어떤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이룰지를 말해주기도 한다. 이 학교 100년은 인천에서 바다와 해양 교육을 더 가열차게 해야 한다는 까닭을 전한다. 교육·산업·정책 전반에서 더 큰 관심과 투자를 기울일 때다. 인천해양과학고가 단순한 교육기관에 머물지 않고, 도시와 해양을 잇는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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