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ESS·휴머노이드 등판 … K배터리株 다시 뛴다
AI 전력난에 ESS 수요 확대
1분기 글로벌 출하량 78%↑
휴머노이드 로봇 필수 부품
전고체 배터리 관심도 커져
증권가 배터리ETF 상장 준비
올 삼성SDI 주가는 90% 상승
고수익 도전기회 '위클리옵션'
거래소, LG엔솔 기초자산 포함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눌려 있던 배터리주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까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면서다.
이에 자산운용업계는 신규 배터리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한국거래소는 LG에너지솔루션을 위클리옵션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증권가 역시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며 업종 재평가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양대 축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위권 기업으로 북미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와 ESS,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이 밖에도 엘앤에프,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동박 업체 SKC 등 다양한 소재 기업들이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다.
◆ LG엔솔 2분기 흑자 전환 기대
최근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업종 전망을 다시 높여 잡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것에 대해 현재 수익성이 아니라 향후 수요 성장 가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 90조원 도달은 늘 매수 기회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B증권에서도 지난 5일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에서 58만원으로 9% 넘게 상향했다. 1분기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분기에는 310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저점은 지났다'는 리포트를 통해 "삼성SDI는 ESS와 전기차 분야에서 하반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배터리 업종이 다시 조명을 받는 배경에는 전력 부족으로 인한 ESS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특히 빅테크들의 온사이트(On-Site) 발전이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력망 확충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현재 발표된 데이터센터 온사이트 전력 프로젝트 가운데 배터리가 결합된 ESS 규모는 4.9GW로, 전체 온사이트 데이터센터 배터리 용량의 약 32%에 해당한다.
실제 ESS 시장 자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리튬이온 ESS 출하량은 195.5GWh로 전년 동기(109.9GWh) 대비 78% 늘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출하량은 253% 급증해 시장 점유율을 1.4%에서 2.7%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ESS 시스템의 보안 문제를 겨냥한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새로운 수요처도 더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50년 이후 휴머노이드 누적 보급이 10억대에 이른다고 가정하면 연간 배터리 수요는 약 4000GWh로, 전기차 시장에 근접하는 규모까지 커질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관련 밸류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배터리 ETF 출시, 재평가 신호탄
자산운용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전고체배터리ESS TOP2플러스'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와 ESS 관련 기업에 투자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ETF 출시를 업종 재평가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자산운용사들은 통상 수개월 뒤 투자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선제적으로 상품화하기 때문이다. 기존 배터리 관련 상품은 신한자산운용의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 ETF 정도가 유일했는데, 올해 들어 52%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는 위클리옵션이라는 새로운 투자 수단도 추가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을 개별 주식 위클리옵션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오는 29일 상장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을 단순히 파생상품을 확대한 것 이상이라고 해석한다. 위클리옵션은 향후 커버드콜 ETF 등 다양한 옵션을 활용해 상품을 개발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국내 배터리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선반영된 전기차 업황 부진에 더해 최근 한 달간 시장 전반이 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배터리 섹터도 동반 하락했다. 특히 올해 두 대장주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북미 투자 부담으로 1분기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률도 연초 대비 6%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와 휴머노이드 관련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연초 이후 90%에 달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역시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산업가속화법에 이어 유럽의 중국 견제가 날로 강해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 K배터리가 데이터센터와 ESS,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새로운 반등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추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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