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전작권 전환 조건 추가 없다…‘백년하청’ 우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4일 ‘과거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드론의 등장 등 현대전 양상에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대해 “하루가 다르게 전장 양상이 달라지는데, 그럼 조건이라는 게 백년하청 아니냐”며 전작권 회복 조건을 추가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전작권 조건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안 장관은 이날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조건을 충족해 전작권이 회복되고 그 다음에 그거(전장환경의 변화)는 논의해야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장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의 능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백년이 지나도 누른색 황하가 맑아지기 어렵다’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새로운 조건 추가에 선을 그은 이유는 한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조건이 추가될 때마다 전작권 회복이 계속 늦춰졌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은 “2012년 4월17일부로 전작권을 이양한다”고 합의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2009년) 등 불안한 안보 상황을 들어 환수 시기를 2015년 12월1일로 늦췄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4월 높아진 북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양국이 상호합의한 전환 조건’이 충족되는 시기에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조건 기초 전환’ 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 장관은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올해 말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내 전작권 회복’이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다.
한·미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신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 평가 검증을 3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검증을 마쳤고,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했고, 오는 11월께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 검증이 끝나면 한·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연도를 결정하고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한·미 국방장관은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검증까지 마친 뒤 양국 대통령에게 전환 일자를 건의한다. 한·미 국방장관이 연례안보협의회에서 2027년을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로 제시하고 절차를 마무리하면, 2027년 11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2027년 안에 날을 정해 전환 일자로 건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안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 방침을 강조한 뒤 이 방침이 “미국과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 우리 기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고 미측도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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