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콘텐츠 성장세 폭발적 … 韓도 'AI 웹툰' 무작정 배척할 때 아냐

이영욱 기자(leeyw@mk.co.kr) 2026. 6. 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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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
작가는 스토리·AI는 작화 집중
더 퀄리티 높은 작품 생산 가능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급성장하는 중국과 인도 기업을 보고 있으면 지금도 두렵습니다. K콘텐츠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도 기술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만난 최상규 리얼드로우 대표가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동향을 전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산업 전반으로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AI의 가능성을 엿본 중국·인도 기업들이 앞다퉈 AI를 적용하면서 시장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을 이을 또 다른 작품이 없다면 K콘텐츠의 영광도 자칫 조기에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 대표는 "시장 조사 겸 인도에 갔는데, AI를 활용한 웹툰 기업들이 빠르게 작품을 만들어내며 시장을 개척 중이었다"며 "주 1회 연재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 기업들이 주 2회 연재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AI를 적극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 업체들의 대규모 물량 공세가 시작된 가운데 AI로 만든 소위 'AI 웹툰'을 배척할 때가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2023년 설립된 리얼드로우는 웹툰 제작의 노동집약적 구조를 혁신해 궁극적으로 웹툰계의 픽사(Pixar) 같은 글로벌 콘텐츠 스튜디오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히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게임 엔진 기술과 AI를 융합해 3D 공간 안에서 캐릭터의 구도, 조명, 일관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 등에서 프리A 투자를 유치했고, 디캠프 배치 3기, 딥테크 팁스에도 선정됐다.

AI 활용과 관련해 최 대표는 "시장은 과장된 AI 만능론과 AI로 인해 우리 모두가 대체될 것이란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리얼드로우는 AI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기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가 초안을 그려 제시하면 리얼드로우는 이를 자체 평가 시스템에 넣어 끊임없이 스스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AI는 결과물에 점수를 매기며 사용자가 의도하는 그림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그려나간다. 사람이 프롬프트를 직접 입력하지 않고 AI가 프롬프팅과 그림 생성을 스스로 반복하기 때문에 빠르게 작업을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웹툰을 즐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안목이 매우 높기 때문에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우려한 것처럼 AI를 소위 '딸깍'한 수준의 결과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에 AI를 썼다면 그만큼 더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AI가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란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체 작업 시간의 70%를 작화에 뺐겼던 작가들이 AI라는 도구를 활용한 뒤부터 스토리와 연출이라는 웹툰 본질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결국 작가만의 그림체·세계관이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기술이 작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작가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연출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얼드로우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만화책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일본 시장에서 본격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대표는 "미국 스튜디오들도 한국 웹툰의 빠른 제작 속도와 기획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단순히 기술을 파는 회사가 아닌 자체 기술로 만든 킬러 콘텐츠를 파는 글로벌 스튜디오로 변신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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