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 ‘군사기업 명단’ 확대에 “무리한 탄압…철회 안하면 강력히 반격”

중국 상무부가 미국 국방부의 중국 군사기업 블랙리스트 확대를 두고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한 무리한 탄압”이라며 “강력한 반격”을 예고했다. 미국은 알리바바·바이두·비야디(BYD) 등 중국 유명 민간기업을 리스트에 올리면서, 지난달 정상회담을 거치며 완화가 예상됐던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미국 국방부가 최근 일부 중국 기업을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한 데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미국은 중-미 양국 정상의 베이징 회담 합의를 무시하고, 경제·무역 관계의 큰 국면을 외면한 채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있다”며 “국가 역량을 남용해 중국 기업을 무리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조처가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며,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관련 조처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고 강력하게 반격할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와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8일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 1260H조에 따라 미국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활동하는 ‘중국 군사기업’ 명단을 갱신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은 지난해 130여곳에서 188곳으로 늘었다. 새 명단에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검색·인공지능 기업 바이두,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니오, 바이오기업 우시앱텍, 로봇기업 유니트리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국가기관, 군민융합 프로그램, 인민해방군 또는 정부 산업정책과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달 말부터 미 국방부와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없고, 2027년부터는 하청업체나 납품업체 등 제3자를 통한 조달도 제한된다.
“강력한 반격”을 예고한 중국이 꺼낼 수 있는 맞대응 카드로는 미국 기업을 중국의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올리거나, 희토류 수출통제 명단에 포함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중국은 대만 무기 판매에 관여한 미국 방산기업을 제재하거나, 특정 미국 기업에 희토류 등 중국산 이중용도 물자(민간·군용으로 동시에 쓰일 수 있는 물자) 수출을 제한해온 전례가 있다.
이번 명단에는 군수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던 중국의 유명 민간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와의 계약 금지, 조달 제한보다 중국 당국과의 연계성이 부각되는 점이 부담일 수 있다. 특히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기업에게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된 사실은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야디는 지난 9일 입장문에서 “우리 회사는 중국 군수기업도, 군민융합 기업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조처는 정당한 근거가 없다”며 명단 삭제를 위해 재심을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도 “우리는 군수기업이 아니며 어떠한 군민융합 전략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회사를 왜곡하려는 시도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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