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조현준의 오랜 인연이 '슈퍼카 동맹'으로…삼성·효성, 伊 페라리와 협력 주목

김민성 기자 2026. 6. 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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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伊 방문해 베네데토 페라리 CEO 만나
삼성디스플레이, 페라리 전기차 '루체'에 OLED 공급
조현준 회장도 페라리와 인연…국내서 페라리 판매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로마 대통령궁에서 국빈만찬을 마친 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오른쪽 두번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존 엘칸 페라리 회장(오른쪽)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1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 일정에서 '페라리'를 매개로 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사외이사 활동과 국내 독점 판매 등으로 쌓아온 페라리와의 오랜 인연이, 이제는 차세대 전기차 디스플레이 단독 공급 및 합작법인 설립 등 실질적인 미래 전장·유통 사업의 시너지로 고도화되는 모습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존 엘칸 회장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재벌가(家)인 아녤리 가문 후계자로, 페라리 뿐만 아니라 스텔란티스, 엑소르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주주인 이탈리아 투자회사 엑소르(EXOR)는 피아트·페라리 등과 인연이 깊은 아녤리 가문의 지주회사다.

엑소르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가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페라리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회장은 이 과정에서 존 엘칸 회장과도 오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존 엘칸 회장 뿐만 아니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나 다정하게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6.06.13. photocdj@newsis.com


양측의 관계는 개인적 친분을 넘어 사업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운영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페라리와 차세대 자동차 모델용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베네데토 비냐 CEO가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캠퍼스를 직접 찾아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협약을 맺었다.

이 협력은 최근 페라리 신차에 삼성 OLED가 탑재되는 방식으로 구체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페라리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루체'에 OLED 디스플레이 4종을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페라리 루체는 이탈리아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된 전기 스포츠카로, 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차량 내부 디지털 콕핏 구현에 적용됐다.

삼성 입장에서는 페라리와의 협력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의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

프리미엄 차량에 삼성 OLED가 적용됐다는 점은 향후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전장 부품 시장에서 삼성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과학강국인 이탈리아와 기술혁신의 한국이 힘을 합치면 다양한 첨단 산업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6.06.13. photocdj@newsis.com


삼성 뿐만 아니라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도 페라리와 접점이 있다.

효성그룹 계열사 FMK는 국내에서 페라리와 마세라티 등 이탈리아 고급차를 수입·판매해온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은 2015년 FMK를 인수한 뒤 페라리 국내 사업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페라리와 효성의 협력 구조도 바뀌었다.

페라리는 지난해 효성그룹 계열 FMK와 합작법인 형태로 페라리코리아를 설립했다.

페라리코리아는 차량 수입 및 인증·가격 책정·물류·마케팅·딜러 네트워크 관리 등 국내 브랜드 운영을 총괄하고, FMK는 딜러 파트너로 판매와 애프터서비스 등 고객 접점 업무를 맡는 구조다.

페라리 역시 한국 기업과의 협력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고성능 내연기관차를 상징하던 페라리도 전동화와 디지털화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리미엄 차량의 실내 경험, 디지털 콕핏,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삼성과 같은 전자·부품 기업과의 협력 여지도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페라리의 사업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한국 법인 설립을 통해 본사가 브랜드 운영을 직접 챙기면서도, 기존 파트너인 FMK와의 딜러 협력은 이어가는 방식이다.

글로벌 브랜드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고객 접점은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한국은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시장이자 고향과 같은 국가"라면서 "전통적인 럭셔리카 진출 이외에도 전동화, 디지털화에서 한국과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협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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