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실리콘 커패시터 사업 본격 확장, AI 토털 설루션 제공하겠다"
기존 MLCC·기판 '번들'도 본격화

삼성전기가 실리콘 커패시터를 새 성장축으로 삼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칩 성능을 가르는 전력 안정성을 책임지는 실리콘 커패시터를 앞세우고 기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반도체 기판과 엮어 AI 인프라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커패시터 그룹장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제품 세미나를 열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실리콘 커패시터를 활용한 전력 안정화 설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AI 서버 패키지 내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고대역폭메모리(HBM) 인근에 붙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고주파 노이즈(잡신호)를 제거하는 부품이다. MLCC보다 두께가 앏아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AI 반도체의 성능과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는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이 2031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올해 23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인 시장 규모가 2031년 32억4,000만 달러(약 5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기 수요는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 전장, 항공우주, 5G·광통신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삼성전기는 2024년 말 실리콘 커패시터 양산에 들어간 뒤, 지난달 글로벌 빅테크로 추정되는 고객과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삼성전기는 'AI 토털 설루션'을 노리고 있다.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를 모두 공급하는 업체는 세계에서 삼성전기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데서 착안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비롯한 패키지 기판까지 한 번에 제안하는 번들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고용량·다기능 실리콘 커패시터 제품을 확장하고 글로벌 고객사를 다변화해 시장 점유율을 본격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김 그룹장은 "최근 수주한 기업 이외에도 여러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실리콘 커패시터 판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과 협의할 때 MLCC와 실리콘 커패시터를 함께 판매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도 부품별로 여러 업체를 관리할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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