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반대’로 올 1분기에만 200조 규모 건설 중단·지연

미국에서 지난 1분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된 사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추적하는 연구 기관 ‘데이터센터 워치’는 올해 1분기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최소 75건이 지역 반대로 지연되거나 중단됐다고 집계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300억달러(약 197조5000억원) 규모다. 3개월 만에 2025년 전체와 맞먹는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장을 겪은 것이다.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반대 단체 수는 작년 말 396개에서 3월 말 833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에 제동을 거는 법안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6년 들어 미국 주의회에 제출된 데이터센터 관련 법안은 300건을 넘었고, 14개 주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메인주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주지사가 일자리 차질 등을 우려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아직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주는 없다.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이유는 전력과 물, 토지 이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전력망 부담이 커지고 전기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이 비용을 떠안고, 이익은 빅테크가 가져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4%가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짓는 것에 반대했고 77%가 AI로 인해 전기 요금이 오를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AI 경쟁이 격화할수록 이런 갈등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는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하지만 전력망, 물, 토지, 세금 혜택, 주민 보상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미국에서 예정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40%가 지연될 위기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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