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수성구 아파트 vs 직장인 월급”…‘복합 양극화’에 우는 대구 청년들

서고은 기자 2026. 6. 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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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평균 아파트 5억9천만 원...대구 직장인 연봉 15년치
수도권 반도체는 성과급 잔치, 지역에서는 임금 정체...소득격차 확대
제조업 취업자 1만 명 감소 속 청년 유출 지속...‘복합 양극화’ 현실화
대구 수성구 아파트 가격이 5억9천만 원에 이르는 반면, 대구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첨단산업과 지역 전통산업 간 임금 격차까지 확대되면서 대구를 떠나 서울로 향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대구지역 상용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4천만 원에 못 미치지만, 수성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수성구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15년 가까이 걸리는 셈이다. 수도권의 첨단산업과 지역 전통산업 간 임금 격차까지 확대되면서 대구 청년들이 체감하는 자산 형성의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에 따른 자산 격차와 함께, 업종 및 지역 간 임금 격차가 동시에 확인되는 이른바 '복합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대구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성구 평균 집값 5.9억...대구 직장인 연봉의 15년치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발표한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영향' 연구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자산 불평등 심화와 소득 격차 재확대가 맞물린 복합 양극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에서는 자산 격차가 가장 먼저 드러난다.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 플랫폼 '아파트봉'에 따르면, 올해 수성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9천225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북구는 2억8천486만 원, 달성군은 2억5천397만 원에 그쳤다. 수성구와 달성군 간 평균 매매가격 차이는 3억3천만 원을 웃돈다.

대구지역 최고가 거래는 대부분 수성구 범어동에 집중됐다. 올해 실거래가 상위 10건 가운데 9건이 범어동 아파트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두산위브더제니스, 수성범어W 일부 매물의 경우 20억 원을 웃도는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소득 증가 속도가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사업체 상용근로자 1인당 월급여액은 약 332만 원(연봉 약 3천984만 원)으로, 전국 평균 361만 원(연봉 4천332만 원)을 밑돌았다. 전국에서 월급여가 가장 높은 서울(427만 원)과 비교하면 월 95만 원, 연봉으로는 1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를 수성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수성구 평균 매매가격 5억9천225만 원은 대구 상용근로자 평균 연봉의 약 15배에 달한다. 연봉을 전혀 쓰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15년 가까운 소득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수도권 반도체 월급 746만 원, 지역에서는 고용 감소...벌어지는 업종 간 임금 격차

업종 간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전자산업 호황으로 대기업 근로자들의 성과급과 상여금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구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기계·섬유 등 전통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임금 상승과 고용 여력이 제한적인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 상용근로자의 월임금총액은 약 746만 원으로 집계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월 942만 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대구 전체 상용근로자의 평균 월급여액(332만 원)과 비교하면 최대 600만 원 이상의 소득 격차가 발생한다. 반도체 대기업을 중심으로 억대 연봉과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이어지면서 업종 간 소득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고용시장 역시 제조업 청년들에게 녹록지 않다. 동북지방데이터청의 '2026년 5월 대구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역 제조업 취업자는 22만8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명(4.2%) 감소했다. 건설업 취업자도 7만8천 명으로 1만7천 명(17.6%) 줄었다. 기능·기계조작·단순노무 역시 전월 대비 2만3천 명이 감소했다.
힘겨운 취업의 계단. 연합뉴스

청년들 대구 떠나 서울로...지역 양질의 일자리 확보 필요

대구에서 전반적인 일자리가 줄어드면서 청년층의 지역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20대의 순이동 인구는 4천88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취업과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는 23~26세 연령대에서 순유출이 집중됐다. 이 가운데 25세 순유출 인원이 1천147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24세(744명), 26세(764명), 23세(703명) 등도 큰 폭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의 20대 순이동 인구는 같은 기간 3만5천937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지역 제조업 중심 고용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이 수도권 첨단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첨단산업 중심의 고임금 일자리와 지역 제조업 중심 노동시장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 또한 차별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은 연구를 통해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 개선과 함께 기술 변화에 대응한 직업 전환 지원, 첨단산업 생태계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역에서도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미래모빌리티, 로봇, 반도체 소부장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통해 청년층이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와 자산 형성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고은 기자 goeun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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