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 ‘90% 中 쏠림’⋯ K배터리 공급망 구멍 커졌다

장애리 기자 2026. 6. 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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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분리막 시장, 중국 장악력은 더 확대
한국계 점유율 3%대…공급망 취약성 부각
ESS 성장에 고내열·고안전성 제품 경쟁 본격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직원이 분리막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사진=SKIET

배터리 공급망 불안이 핵심 광물과 음극재 등에 집중된 사이, 분리막 시장에서도 중국 쏠림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 단락을 막아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지만, 한국계 업체 점유율은 3%대까지 하락했다. 전기차 캐즘 이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면서 분리막 공급망 재편도 K배터리의 현안으로 급부상한 셈이다.

14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분리막 적재량은 55억5200만㎡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배터리 소재 수요 자체는 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커지는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계 분리막 업체 점유율은 89.6%로 작년 1분기 86.6%보다 3.0%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계 업체 점유율은 5.1%에서 3.7%로 하락했다.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로 꼽히는 분리막에서도 중국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SNE리서치는 “분리막 시장이 범용 제품의 물량 경쟁에서 고부가 중심의 기술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향후 경쟁력은 북미·유럽 공급망 구축과 ESS용 제품 대응력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도 미국 IRA의 우려외국집단(FEOC) 규제 등으로 비중국산 분리막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자 생산 거점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최근 중국 분리막 공장 운영법인 지분을 매각하고 충북 증평 공장의 생산 효율화에 나서는 대신,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유럽 고객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더블유씨피(WCP)는 헝가리 공장 증설 등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특히 분리막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대용량 전력을 장시간 저장하는 ESS용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안전성 요구가 높아지자 분리막의 내열성·강도·품질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 업체들과 정면으로 물량 경쟁을 벌이기보다, 북미·유럽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 흐름을 활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범용 제품 시장을 장악한 만큼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지만, 현지 생산 기반과 고부가 제품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는 비중국산 분리막 수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리막은 배터리 안전성과 직결되는 소재라 ESS 시장에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급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북미·유럽 고객사 대응과 현지 공급망, 고내열·고안전성 제품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도록 막는 얇은 막으로, 미세한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은 통과시키되, 합선 위험은 차단해 배터리의 출력과 수명은 물론 화재·폭발 위험을 낮추는 핵심 소재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