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만에 3.7조원 늘어난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배당·건전성 발목

박진혁 2026. 6. 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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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올 1분기에만 대형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이 3조7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은 물론 내년 도입될 예정인 신규 건전성 규제상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보험사가 사전에 적립하도록 유도한 제도다.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보험사에 적용되고 있다.

전자신문이 주요 생명보험사 5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농협생명)와 손해보험 5개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취합한 결과, 올 1분기 준비금이 38조8054억원으로 작년 말(35조401억원) 대비 3조7653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보험사 배당이 제한되고 건전성 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달에 1조원 이상 준비금이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해당 제도 도입 이후 배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구조다. 보험영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준비금 적립 규모가 커지고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금액은 확대돼 배당 재원이 축소된다는 의미다.

배당 여력이 악화하면서 대표적인 배당주로 여겨졌던 보험주 매력이 하락하고 있다. 실제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리안리 등을 제외한 상장 보험사 대다수가 회계제도 전환 이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신규 자본건전성 규제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기본자본비율)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금액이 확대될수록, 기본자본이 보완자본으로 재분류돼 자본의 질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계약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도 배당은 제한되고,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계약 건당 해지 시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규모가 큰 생명보험사에서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비율)이 190% 이상인 보험사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80% 수준만 적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작년엔 해당 기준을 170%로 한차례 완화했다. 금융당국은 연마다 10%p씩 건전성 기준을 완화해 최종 130%까지 하향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건전성과 배당 여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미 금융당국이 장기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 상태기에 추가적인 규제 완화 가능성도 미지수인 상황”이라 말했다.

국내 주요 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추이 - (자료=각사 공시 취합)(단위=억원)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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