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포항 경제] 포항의 새 희망 '수소환원제철소'

박승혁 2026. 6.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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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협력 관계 뒷받침해야
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위한 전기용융로ESF실험설비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2022년 포항에 투자한 금액이 500억원 미만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1년 동안 포항 투자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이강덕 전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정재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은 갈등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거나, 뒤늦게 목소리를 보태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소환원제철 부지 확보 과정에서도 갈등이 반복됐다.

포스코가 공유수면 135만㎡ 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7천건이 넘는 주민의견이 제출되는 등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당초 2024년 말 완료 예정이던 인허가는 결국 2026년 3월에야 국토부 승인이 나면서 1년 이상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도 지역 정치권이 포항시와 포스코 사이에서 실질적인 조정 역할을 했다는 평가는 찾기 어렵다.

수소환원제철소는 총사업비 20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전환 시 연간 500만톤(t) 이상의 수소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항시가 추진하는 수소에너지클러스터 조성사업과 직결되는 만큼 인허가 지연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친 파장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포항에 자리잡은 것도 포스코의 소재 기술력과 인프라가 바탕이 됐다.

포스텍·RIST로 이어지는 산학연 생태계 역시 포스코와 함께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자산이다.

울진~영덕~경주로 이어지는 동해안 원전에너지벨트,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제철소 부지, 영일만항의 물류 인프라 등 포항이 보유한 복합적 입지 조건도 포스코와의 연계를 전제로 한다.

이 같은 자산이 제 기능을 하려면 포스코와 지역 사회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갈등이 반복되는 동안 지역 정치권이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충분히 했느냐는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

포항철강관리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포항이 가야 할 에너지, AI 등 여러 신사업을 감안하면 행정 지원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하고, 기업이 당장 필요한 지원 역시 정부와 정치권에서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