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홍해로 우회...한국 유조선 9번째 수송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국적 유조선이 홍해 우회 항로를 통해 원유 수송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해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는 국적 선박에 대한 실시간 안전 관리에 들어갔다.
1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한국 국적 유조선은 우회 항로인 홍해를 통과해 국내로 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차단된 뒤 국적 유조선이 홍해 노선을 통해 원유 수송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아홉 번째다. 앞서 같은 항로를 이용한 선박들은 순차적으로 국내 항만에 입항해 원유 하역 작업을 마쳤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해협 통행이 막히면 국내 정유사와 에너지 수급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우회 수송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 홍해 항로로 원유 수송···정부 실시간 지원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홍해 해역을 지나는 동안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항해 안전 정보도 수시로 제공했다. 정부와 선사, 선박 간 실시간 소통 채널을 유지해 선원 안전과 항로 상황을 점검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 원유 수급 체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국적 선박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회 항로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 거리와 비용 부담이 크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군사적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는 선박과 선원 안전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해운업계의 판단이다.
국내로 향하는 원유 수송선이 홍해를 지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 이란 "호르무즈 폐쇄" 통보···상선 긴장 고조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은 13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일대를 지나는 상선들에 무선 채널로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방침을 통보했다.
이란 측은 선원 안전을 이유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협 진입을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통행을 강행할 경우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긴장은 실제 군사 상황으로도 이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상선을 향해 날아온 이란 측 자폭 드론 여러 대를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주요 관문이다. 이 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 국내 에너지 수입 비용에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
▲ 종전 협상 변수···해협 재개방 시점 불투명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 체결이 성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측은 합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서명 시점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며칠 내 합의안 서명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 측이 언급한 14일 당일 서명 여부에는 거리를 뒀다.
해협 재개방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국적 유조선의 우회 운항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원유 수송 차질을 막기 위해 선박별 항로와 해역 위험 정보를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 국내 에너지 수급 안정과 선원 안전이 중동 정세 변화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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