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달린 AI에 마음 뺏겼어요”…반려로봇에 지갑 여는 시대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6. 6.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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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의인화돼 쉽게 결속 강해져
로봇의 가스라이팅 등 방어 어려워
해킹 등 보안 취약…미행 가능성도
‘패밀리어 머신앤매직’의 반려로봇 ‘더 패밀리어’. [패밀리어 머신앤매직]
로봇 기술이 발전하며 ‘반려형 홈 로봇’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봇 청소기 ‘룸바’의 아버지라 불리는 코린 앵글이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 ‘패밀리어 머신앤매직’은 최근 인공지능(AI) 반려 로봇 ‘더 패밀리어’를 출시했다. 부드러운 털로 덮인 이 로봇은 고도의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족 구성원과 정서적 밀착 관계를 형성하며 집안 곳곳을 누빈다.

다만 WSJ은 이 기계가 보안 문제와 관련해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고 짚었다. 만약 로봇이 해킹당할 경우 소유주를 미행할 수도 있고, 집 밖으로 강제로 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이보다 더 우려하는 점은 사람이 로봇에 지나치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게 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이다.

케이트 달링 MIT 미디어랩 연구원은 자신의 저서 ‘인간, 로봇과 동거하다’에서 인간이 의인화된 기계와 정서적으로 강하게 결속되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소니가 출시했던 로봇견 ‘아이보’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니는 지난 2016년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이유로 아이보 생산을 중단하고 이후 부품 수리 서비스까지 완전히 청산했다. 하지만 아이보를 진짜 가족이라고 믿었던 소유주들은 별도로 로봇 병원을 세우는가 하면, 일본의 100년 된 불교 사찰에서 로봇견들에 대한 합동 장례 행사를 거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로봇에 대한 정서적 의존이 앞으로 로봇 시장에서 진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드로 하트조그 노스이스턴대 법학·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반려 로봇은 사람들의 정서적 취약성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계”라며 “그것이 알고리즘에 불과하다는걸 인지하더라도, 인간은 로봇이 행하는 가스라이팅과 상업적 조작으로부터 방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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