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취준생부터 부산 학부모까지"...잠실 향한 재선거 민심 [종합]

김예지 2026. 6.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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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평택·영종도 등 전국 각지서 집결
취준생·응급구조사·공항직원까지
"주말 반납하고 왔다...참정권 문제 그냥 못 지나쳐"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직접 만든 '부정선거 재선거'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 사진=김예지 기자

서울 서초구에서 온 이경호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씨는 주말도 반납하고 두 번째로 집회에 참가했다. 사진=김예지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모여드는 시민들. 사진=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몸이 힘들어도 주말까지 나오는 이유는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이른 시간인 오전 8시 50분께만 해도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기준 오후 2시 인파는 1만6000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이날은 주말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 아이와 반려견을 품에 안은 채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외쳤다. 별다른 충돌이나 소란은 없었고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구호를 외치며 각자의 방식으로 자리를 지켰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올라온 송모씨(47)는 "어차피 돈 들여 선거를 할 거면 투표한 자리에서 바로 수개표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부산에서도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가 처음 불거진 곳이 이곳이라 직접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 김해에서 올라온 이수빈씨(26)는 "참정권이 침해됐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상황이 궁금해 직접 와봤다"며 "평소에는 직장을 다녀 오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도 가능하면 주말마다 나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집회 장소 한편에서는 경기 김포에서 올라와 중학교 친구들과 현장을 찾은 김모씨(27)가 사비로 마련한 생수와 과자를 나눠주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 5일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며 "취업 준비생인데 지난주 금·토·일도 나왔고 이번 주말도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들이 투표를 못한 건 좌우를 떠나 전 국민이 함께 문제 삼아야 할 일"이라며 "재선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 나올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10대 참가자들도 다수였다. 경기 동탄에서 올라온 최민영군(14)은 또래 참가자들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 최군이 들고 있던 손팻말에는 '내가 죽어도 민주주의는 지키고 죽는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군은 "누가 시켜서 나온 게 아니라 뉴스를 보고 직접 문제의식을 느껴 나오게 됐다"며 "집이 멀지만 주말마다 꾸준히 나올 예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이 비교적 적은 곳에서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던 최모씨. 사진=김예지 기자

분홍색 한복을 입고 선두에서 구호를 외치던 여성. 사진=김예지 기자

경기 동탄에서 올라온 최민영군(사진 오른쪽)이 구호를 힘차게 외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경기 산본에서 온 응급구조사 장모씨(32)는 이날이 네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평일에도 퇴근 후 시간이 되면 찾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어린 친구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오게 된다"며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공평하게 투표만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참가자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참가한 40대 이준수씨는 "선거 공정성이 훼손됐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평일에는 일하느라 바쁘고 아이도 있어 오지 못했지만 이번 주말만큼은 시간을 내서 나왔다"고 언급했다.

경기 평택에서 현장을 찾은 정유라씨(34)는 한 손에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 정씨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아이와 함께 왔다"며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선거권 문제라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에도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배고픔도 잊은 채 연신 구호를 외쳤다. 등은 땀으로 젖고 목은 쉬어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제각각 직접 만들어온 종이 피켓을 흔들거나 대형 태극기를 펼쳐 들었다. 분홍색 한복을 차려입은 채 태극기를 흔드는 여성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이경호씨(31)는 "오늘이 두 번째 참가인데 오래 있지는 못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머물다 간다"며 "좌우를 떠나 공정한 선거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비교적 적은 곳에서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분위기를 이끄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최모씨(30)는 "투표함이 올림픽공원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퇴근 후 와서 밤을 지키고 아침에 오는 사람들과 교대하곤 했다"며 "주말에는 새벽 시간대라도 사람이 부족하면 한 명이라도 더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며칠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인천 영종도에 거주하는 공항 직원 김진호씨(27)는 현충일 이후 이틀을 제외하고 매일 현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처음 현장을 찾았을 때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자발성이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며 "선관위와 정부도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설명하고 검증해 의혹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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