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아기레 멕시코 감독, 적으로 만난 '스승과 제자'

김명득 선임기자 2026. 6. 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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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 인연은 잠시 잊어라."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자신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켜준 스승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적으로 만난다.
스페인 라리가 RCD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과 아기레 감독. RCD 마요르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 사령탑인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이 스페인 라리가 RCD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던 시절 그의 잠재력을 꽃피운 스승으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21년 8월 마요르카로 이적했고, 이듬해 3월 아기레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팀 전술의 핵심 자원으로 중용했다. 당시 그는 이강인을 향해 "우리 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고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스승의 믿음 속에서 이강인은 몸싸움과 볼 컨트롤, 수비 가담 능력 등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분까지 보완하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2022-2023시즌에는 리그 36경기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강등권 후보로 평가받던 마요르카도 리그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아기레 감독은 "나와 함께한 1년 중 지금이 최고이며 이강인과 함께해 더욱 기쁘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이강인이 2023년 8월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면서 사제 인연은 잠시 마무리됐지만, 아기레 감독이 멕시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마주하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한국과 멕시코의 평가전에서 재회했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오현규의 골을 도우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번에는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본선 무대다. 스승과 제자가 아닌 서로를 넘어야 하는 승부사로 맞붙는다.

아기레 감독은 지난해 12월 열린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도 이강인을 "내 아들"이라고 부르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멕시코는 나란히 A조 1,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었고, 멕시코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하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이번 맞대결은 사실상 조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빅매치다.

체코전에서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100%(38회 성공)를 기록하며 공격 전개를 주도했고, 황인범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했다.

이강인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아기레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할 말 없는데요? 그냥 상대인데요 뭐"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한 경기인 건 맞다. 아기레 감독님 때문이라기보다 멕시코에서 멕시코를 상대하는 게 얼마나 힘들지 예상된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승리하겠다. 축구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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