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성능 ‘시리’ 공개…아이폰 작은 메모리 탓 실제 사용엔 한계

애플이 ‘시리 에이아이’를 앞세워 본격적인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제한적인 하드웨어 지원과 일부 국가의 규제라는 난관을 마주했다.
애플은 최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웹 내용을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리 에이아이’를 공개하면서 아이폰 15 프로·15 프로 맥스, 아이폰 16 이후 모델에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고성능 온디바이스 에이아이 기능과 시리의 고도화한 받아쓰기 등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고성능 에이아이 기능의 안정적인 구동을 위해선 최소 12기가바이트(GB) 이상의 램이 필요한데, 아이폰 17 프로와 17 프로 맥스, 아이폰 에어 등 최신 고급 기종만이 시리 에이아이의 모든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램은 스마트폰의 멀티태스킹 기능을 좌우하는 메모리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메모리 용량을 6∼8기가바이트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8기가바이트 램이 탑재된 아이폰 17 기본형도 메모리 사양 한계로 시리 에이아이의 일부 기능을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오는 9월 애플의 차세대 운영체제 ‘아이오에스(iOS) 27’이 공식 배포되더라도 아이폰 8억5천만대 이상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실행하기 어렵고, 13억대 이상이 고급 시리 에이아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을 거라 분석했다. 애플 입장에선 아이폰 메모리 용량을 늘릴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역별 규제 문제도 애플의 고민거리다. 시리의 새로운 기능을 위해선 사용자 일정이나 메시지, 이메일 등 개인 정보에 접근해야 하는데, 일부 국가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충돌할 수 있어서다. 유럽연합(EU)은 거대 기술(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해 디지털시장법(DMA)를 시행하고 있고, 중국은 인공지능 서비스 출시 전 알고리즘을 등록해 보안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 애플은 규제 문제를 이유로 유럽연합과 중국에 시리 에이아이 기능 출시를 보류한 상태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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