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폭등’ SK 주가가 최대 변수?…최태원·노소영 2년 만에 법정 대면

박홍두 기자 2026. 6. 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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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024년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5일 2년 2개월 만에 밥정에서 마주한다.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이혼 소송의 최대 쟁점인 재산분할 규모를 결정짓기 위한 사실상의 ‘운명의 날’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15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연다. 앞서 노 관장만 출석했던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할 것으로 보여 재판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직접 대면하는 것은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던 202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정에선 단순한 입장 확인에 그쳤던 1차 때와 달리 구체적인 재산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파기환송심의 최대 변수는 최근 급등한 SK 주식이다. 가장 큰 쟁점은 재산분할 가액 산정의 ‘기준 시점’이다. 항소심 변론종결일이었던 ‘2024년 4월16일’을 기준으로 삼느냐, 아니면 파기환송심의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분할 대상 자산 규모가 3배 넘게 차이 날 수 있다. 항소심 당시 16만원 선이었던 SK 주가는 현재 50만원 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기준 시점에 따라 최 회장 지분 가치 평가액이 천문학적으로 달라지는 만큼 양측은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기본 논리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며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수십 년간 가사와 내조를 통해 그룹 성장에 기여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맞선다.

앞서 법원 판단도 이 부분에서 엇갈렸다. 1심은 SK 지분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에서 통째로 제외했다. 부동산과 예적금 등 1300억원 규모의 재산만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해 노 관장에게 기여도 40%인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노 관장의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에 유입됐고 노 관장의 내조 기여를 인정해 SK 주식을 공동재산에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 분할 대상 재산이 약 4조원으로 폭증했고, 노 관장의 분할 비율을 35%로 책정해 현금 1조3808억원을 재산분할액으로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전달됐다 하더라도, 이는 불법 조성된 뇌물에 해당하므로 노 관장의 기여도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항소심이 선고한 위자료 20억원은 이미 확정됐지만, 핵심인 재산분할 액수는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정해지게 됐다.

만약 재판부가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유지하고 파기환송심 종결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노 관장에게 유리한 고지가 마련될 수 있다. 노 관장의 분할 비율이 2심의 35%에서 상당 부분 축소되더라도 주가 급등에 따른 효과로 실제 수령액은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파기환송심 선고 판결을 받기보다 조정 절차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재판부의 최종 판결로 가면 최근 폭등한 주가가 그대로 가액에 반영돼 예상치 못한 천문학적 분할 액수가 확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SK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향방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은 줄 수 없다”라며 현금 분할을 고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조정이나 판결을 통해 수천억 원 이상의 분할 액수가 확정되더라도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주식 담보 대출 등 정교한 자금 조달책을 안착시키는 것이 최 회장과 SK그룹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2년 만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조정이라는 합의점을 찾을지, 아니면 다시 법적 다툼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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