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생존자 90% 이상 PTSD 고위험군”

안광호 기자 2026. 6. 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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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3년 전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유가족과 생존자 90% 이상이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14일 공개한 ‘7·15 오송 지하차도 참사 회복 실태조사 결과’에서 “유가족과 생존자 90% 이상이 PTSD 고위험군으로, 만성피로와 수면장애 등 신체적 고통을 동반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오송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다.

유가족 중 PTSD 고위험군은 93%, 생존자 중 PTSD 고위험군은 90%에 달했다. 유가족 심리 상태(10점 만점)의 경우 참사 직후 평균 0.93에서 현재 3.73점으로 일부 회복하는데 그쳤다. 생존자는 0.7점에서 현재 4.9점 수준에 머물렀다.

참사 발생 3년이 지났지만 이들은 경제적 회복 수준은 참사 이전 대비 78%에 그쳤다. 연구원은 “참사 이후 휴직과 퇴사, 생업 중단, 경제적 회복의 정체 등으로 인해 적극적 회복 활동이 곤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회복은 돕는 요인’으로 가족과 지인의 지지, 심리 지원, 일상 활동, 연대와 지지 등을 꼽았다. 반대로 ‘회복 지연의 요인’으로는 형식적 지원, 2차 가해, 참사 책임자 처벌 지연, 참사의 잊혀짐 등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회복의 의미’를 ‘고인을 편하게 기억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인의 이야기를 할 때 더 이상 눈물이 쏟아지지 않는 상태라는 것이다. 또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상태여야 진정한 회복이 된 것으로 규정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7월 이재명 대통령과 참사 유가족의 간담회 이후 오송 지하차도 참사 피해자들이 겪는 심리·건강·경제적 어려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

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재난피해자 회복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15일 오후 충북대에서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에는 행정안전부 7·15 오송 지하차도 참사 피해자 지원단, 7·15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 및 생존자 협의회, 지방정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유가족과 생존자의 회복 과정을 정부 차원에서 기록하고 재난피해자를 위한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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