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구 1000만 넘으면 이민제한' 국민투표 시작…찬반 팽팽

김지완 기자 강민경 기자 2026. 6. 14. 12:2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민 급증으로 집값 치솟아" vs "인구 제한시 경제에 타격"
스위스 수도 베른에 있는 국회의사당(분데스하우스) 건물에 스위스 국기가 걸려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강민경 기자 = 스위스가 14일(현지시간) 2050년까지 총인구를 1000만 명 이하로 억제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민 투표를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투표 결과는 정오 무렵부터 집계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개헌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전체 유권자 과반의 찬성뿐만 아니라 26개 주(칸톤) 중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취리히에서 재봉사 겸 키오스크 아르바이트를 하는 헬렌 굴레아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으면 상황이 빡빡해질 것이며, 이민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냐 출신인 그는 우편 투표로 인구 상한제에 찬성표를 던졌다.

극우 성향의 제1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이 주도한 이번 투표는 2002년 스위스가 유럽연합(EU)과 '인적 이동의 자유' 협정을 맺은 후 이민자가 급증한 데 대한 국민적 불만에서 비롯됐다.

당시 730만 명 수준이던 스위스 인구는 지난해 말 910만 명으로 약 180만 명 늘었다. 현재 스위스 거주자의 약 28%는 외국인이다.

개헌안이 통과된다면 인구가 950만 명을 넘어서는 즉시 정부는 망명과 가족 재결합 등 이민 억제 조처를 해야 한다.

만약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면 스위스는 인적 이동 자유 협정을 포함해 인구 증가를 유발하는 모든 국제 협약을 의무적으로 파기해야 한다.

찬성 측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 때문에 집값이 치솟고 도로망과 대중교통 등 사회기반시설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위스 경제계는 호텔·건설·바이오 등 주요 산업 분야가 외국인 숙련 노동자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인구 상한제가 도입되면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적 손실 규모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경제연구소 BAK 이코노믹스는 EU와의 협정이 파기되면 2028~2045년 스위스 경제성장률이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850억 스위스프랑(약 13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이다.

네슬레와 로슈, UBS 등 세계적인 스위스 기업들도 일제히 반대 성명을 냈다.

투표 결과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로이터는 이번달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이번 투표는 주택난과 공공 서비스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이민 정서가 확산하는 유럽 전역의 정치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어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