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탈모 급여화 하반기 추진…대국민 의견 수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재명대통령이 지시했던 ‘탈모 급여화’와 관련해 “공론화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추진을 시사했다. 올해 건보 재정이 적자를 보일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을 놓고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개편 작업과 관련해서는 “저소득층을 더 두텁게 지원한다는 방향성에 따라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1일 이재명정부 출범 1주년 계기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탈모치료 급여화는 쟁점이 큰 사안”이라며 “공론화를 거쳐 의견을 듣고 반영해 추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올해 하반기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젊은 세대에게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복지부도 탈모치료 급여화 시 재정이 얼마나 투입될지 실무적인 검토를 한 상태다. 정 장관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재정이 들지 검토한 상황”이라며 “건강보험공단에서도 청년 1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했는데,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탈모 치료 급여화 논의에 착수하면서 찬반 논쟁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건보 재정은 지난해 4633억원 흑자에서 올해 3072억원 적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2028년에는 무려 1조5836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급여화를 먼저 추진하는 것이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고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최근 성명을 내고 “지금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정말 표를 의식한 ‘탈모 급여화’인가? 아니면 길 위에서 죽어가는 임산부와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인가”라며 “국가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고, 국가 정책에는 반드시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엄격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또 최근 본격적으로 착수한 기초연금 개편 논의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정부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대 34만9700원(1인 가구 기준)을 지급한다. 지급 대상자의 월 소득인정액 상한은 247만원(1인 가구 기준)으로,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256만4000원)의 96.3%에 달한다. 지급 대상이 넓어지면서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 9000억원에서 2024년 24조 4000억원으로 3.5배 늘었고, 수급자는 676만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현행 ‘노인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100%’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절감하는 재원은 빈곤 노인에게 더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기초연금 개편 방안을 올해 하반기 안에는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라며 “기존 하위 70%의 노인에게 동일 금액을 주는 건 빈곤 해결에 효과가 적다는 평가가 있다. 저소득층을 더 두텁게 지원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논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인공지능(AI)이 가져오는 고용 구조와 소득 구조의 개편에 따라 적합한 소득보장 체계를 만드는 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준비”라며 “아직 정해진 건 없으나 관련 연구를 하고 의견을 듣고 있다. 기존 사회보장체계와의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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