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1 무승부인데…느낌은 전혀 달랐던 두 ‘명장’의 월드컵 본선 데뷔전

윤은용 기자 2026. 6. 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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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훌렌 로페테기 카타르 축구대표팀 감독. 샌프란시스코 | AFP연합뉴스
모로코와 1-1로 비긴 뒤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나는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 이스트러더퍼드 | 로이터연합뉴스

결과는 같은데, 주는 느낌은 다르다. 누구나 인정하는 명장이나, 월드컵은 처음인 두 감독이 받아든 승점 1점의 무게는 이렇게 틀리다. 훌렌 로페테기 카타르 축구대표팀 감독과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극과극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타르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카타르는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첫 승점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카타르는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패하며 조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 굴욕을 4년 만에 씻어낸 것이다.

그 중심에 로페테기 감독이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울버햄프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감독 생활을 했던 로페테기 감독은 원래대로라면 스페인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런데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충격적인 경질을 당했다. 당시 로페테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물밑 협상을 진행한 뒤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분노한 스페인축구협회가 칼을 든 것이었다.

이대로 월드컵과 인연이 없어지는 듯 했던 로페테기 감독은 2025년, 카타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4차예선까지 치른 끝에 카타르의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 카타르는 전력이 위인 스위스를 상대로 경기 내내 밀렸고, 전반 17분 브릴 엠볼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끈질기게 버티며 추가골을 내주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 미로 무하임의 자책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선수들에게 아쉬워하는 동작을 취하는 훌렌 로페테기 카타르 축구대표팀 감독. 샌프란시스코 | AP연합뉴스

로페테기 감독은 경기 후 “나는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설령 동점골을 넣지 못했더라도 선수들이 보여준 정신력과 규율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결국 골을 넣었고, 그것은 역사가 됐다”고 기뻐했다.

이런 로페테기 감독과는 달리, 안첼로티 감독은 웃지 못했다.

브라질은 이날 열린 모로코와 조별리그 C조 1차전 경기에서 역시 1-1로 비겼다. 하지만 카타르와는 결이 다른 무승부였다.

브라질은 이날 졸전을 면치 못했다. 중원 장악, 수비 조직력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원에서부터 밀리다보니 전방에 위치한 공격수들이 계속해서 고립됐다. 결국 전반 21분 이스마엘 사이바리에게 선제골을 먼저 내준 브라질은 11분 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해서 모로코에 밀리는 경기를 펼쳤고, 그렇게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아쉬운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안첼로티 감독은 2025년 5월 브라질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클럽과 국가대표팀 감독은 확실히 많은 부분이 달랐다. 안첼로티 감독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렇게 생애 처음으로 나선 월드컵 본선인데, 첫 판부터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남은 상대가 아이티, 스코틀랜드라 브라질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애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인 만큼 조별리그 이후가 걱정스러워졌다.

안첼로티 감독은 “월드컵은 첫날에 우승하는 대회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경기 초반 너무 긴장했고 공을 쉽게 빼앗겼으며 수비 전환에서도 문제를 보였다. 후반에는 나아졌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로코는 매우 강한 팀이지만 우리의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작전 지시를 하는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축구대표팀 감독. 이스트러더퍼드 |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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